"美·中은 국익 위해 경쟁… 韓, 둘 사이에서 균형 잘 잡아야" [FIND 제24회 서울국제금융포럼 강연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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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이 서로 경쟁하면 세계 경제에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한국은 어느 쪽과도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어느 쪽과도 얽히지 않으면서 두 국가와 모두 비즈니스 관계를 맺어야 한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4월 19~20일 제24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 연사로 나선 쉬빈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 교수를 만났다.
쉬빈 교수는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에서 거시경제학, 중국과 세계 경제, 국제 금융 등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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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이익된다면 협력할 것
韓, 한쪽 치우치는 전략 위험
中침체는 세계경제에 부정적
내년에는 中경제회복 가능성
"중국과 미국이 서로 경쟁하면 세계 경제에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한국은 어느 쪽과도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어느 쪽과도 얽히지 않으면서 두 국가와 모두 비즈니스 관계를 맺어야 한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4월 19~20일 제24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 연사로 나선 쉬빈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 교수를 만났다. 쉬빈 교수는 중국의 다국적기업 전략, 신흥시장의 금융 문제 등 중국 경제에 정통한 전문가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도 '중·미 경쟁의 배경 속 중국의 새로운 개방'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쉬빈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서로의 국익을 위한 경쟁자로 진단했다. 두 국가와 경제에 깊숙이 연결돼 있는 한국엔 균형 전략을 조언했다.
다음은 쉬빈 교수와의 일문일답.
ㅡ최근 미·중 관계를 진단한다면.
▲중국과 미국은 친구도 적도 아닌, 경쟁자다. 물론 경쟁자들 사이에서는 격렬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이 추구하는 목표는 경쟁 그 자체가 아닌 자국의 이익이다. 중국과 미국, 양국은 서로의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 만약 서로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두 국가는 타협은 물론 협력도 가능할 것이다.
ㅡ지정학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의 생존 방안은.
▲중국과 미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현실화하고 있다. 세계는 중국과 미국을 각각의 축으로 한두 개의 거대한 진영으로 분리되고 있다. 이들 진영은 상호 개방될 것이다. 한국과 같은 국가들은 두 지역 모두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중국과 미국은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로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한다면 한국의 생존 전략은 두 초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ㅡ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조언한다면.
▲물론 중국과 미국의 경쟁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미국이 신중하게 고려할 만큼 성장했고, 중국 역시 스스로 굉장히 발전했다고 느끼고 있다. 때문에 서로 대립하고 충돌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중국이 미국보다 강력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을 억제할 만큼의 대응도 쉽지 않다. 한국처럼 중간에 있는 국가들은 균형이 필요하다. 단순히 한쪽에 치우치는 전략은 위험하다. 미국과도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도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이는 프랑스나 영국과 같은 국가들에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자세다.
ㅡ중국의 침체로 인한 '차이나리스크'에 대한 견해는.
▲중국의 쇠퇴가 중국의 부상보다 우려스럽다는 견해에 동의한다.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중국 내부에서도 재정적·사회적 심지어 정치적 위험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인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중국 경제의 침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리창 신임 총리는 중국의 경제성장에만 전념하는 등 중국은 다시 경제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는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ㅡ중국 경제의 반등 시기는 언제일까.
▲중국 경제가 완전하게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회복에서 먼 상태인 것도 아니다. 여전히 회복이 진행되고 있고,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은 4.5%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2·4분기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중국 시민들에겐 코로나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가 남아있다. 코로나로 도시가 봉쇄됐을 때 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저축했던 돈으로 생활해야 했고, 일부 소상공인들은 파산해야 했다. 아직 코로나에 대한 불안함이 남아있기 때문에 리오프닝 등에 대해 신뢰가 부족하다. 하지만 올해 중국 정부가 경제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ㅡ국제 금융 질서의 혼란에서 한국의 대응 전략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악재에 국제 금융 질서가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시스템에 충격을 주진 못한다. 한국은 악재에 금융 질서가 혼란을 겪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일반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 악재에 과도하게 대응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ㅡ일반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면 어떤 대응을 의미하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같은 사례들이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같은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이는 견딜 만한 수준의 위험이다. SVB 파산은 은행 자체의 실수라고 본다.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면 경계하고 주의해야 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한국은 이런 사태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 무서워서 특별한 조치를 새롭게 취한다기보다 평소의 일반적인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건들에 과잉 대응할 필요는 없다.
*쉬빈 교수는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에서 경제학과 금융학을 가르치고 있다. 1986년과 1989년 중국 푸단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5년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에 합류하기 전에 미국 플로리다대 경영대학원에서 종신 교수로 임용됐다. 미국 버지니아대 경영대학원에서도 교편을 잡았을 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 자문도 했다.
쉬빈 교수는 중국과 세계 경제에 정통한 전문가다. 세계와 중국 경제, 글로벌 기업의 중국 전략, 신흥 시장에서의 무역과 금융 문제에 초점을 맞춘 그의 연구 성과는 국제 유명 학술지에 실린 바 있다. 그는 '국제무역(International Trade)' 등 두 권의 책을 집필했다. 쉬빈 교수는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에서 거시경제학, 중국과 세계 경제, 국제 금융 등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그는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의 우수교사상을 4회 수상했고, 2019년에는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의 최고 교수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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