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심오한 윈터에도 청량한 여름은 온다
기사내용 요약
오늘 미니 3집 '마이 월드' 발매
타이틀곡 '스파이시'…에스파 표 하이틴
기존 세계관 여전사서 이미지 변신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심오한 겨울에도 청량한 여름은 온다.
한창 겨울인 1월1일에 태어나 활동명이 무려 '윈터'인 김민정이 속한 그룹 '에스파(aespa)'가 늦봄에 가져온 계절은 여름이다.
에스파가 8일 오후 6시에 발매한 미니 3집 '마이 월드' 타이틀곡 '스파이시'는 여름의 청랭함을 담았다. 그간 에스파가 들려줬던 묵직한 사운드와 달리 밝고 발랄하다. 강렬한 신스 베이스 사운드 등 곡의 기저에 깔린 SM 표 사운드는 여전하지만 앨범 발매 전 미리 본 '스파이시' 무대와 뮤직비디오는 '에스파 표 하이틴'이라 할 만했다.
윈터는 이날 앨범 발매 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희가 데뷔 때부터 어둡고 심오한 이야기를 해와서 신나는 콘셉트에 한(恨)이 맺혀 있었어요. 무대 위에서 그 한이 다 풀릴 때까지 놀아보고 싶어요. '스파이시', 에스파와 함께 평생 여름을 뜨겁게 보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2020년 11월17일 '블랙맘바(Black Mamba)'로 데뷔한 에스파는 가상의 공간에서 아바타와 함께 성장한 '메타버스 그룹'이다. 이후 SM의 가상 세계관 광야를 배경으로 '넥스트 레벨(Next Level)', '새비지(Savage)' '걸스' 등 주로 강렬한 전사의 면모를 뽐내왔다.
그러다 지난 2월 공개된 SM 컬처 유니버스(SMCU)의 세계관 영상 EP.3 '걸스(Girls)'(Don't you know I'm a savage)에서 사람들의 탐욕을 욕망하고 정체성에 혼란을 준 빌런 '블랙맘바'와 최후의 대결을 벌이며 하나의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왔다. '리얼 월드', 즉 '현실 세계'로 돌아온 것이다.
카리나는 "그간 블랙맘바를 무찌르느라 전사 같은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이젠 리얼월드에서 저희 나이 또래에 맞게 캠퍼스 착장을 메인으로 해서 좀 더 영(young)하고 자유분방한 느낌"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번 앨범 수록곡으로 지난 2일 선공개된 '웰컴 투 마이 월드(Welcome To MY World)'도 '현실 세계'를 방증한다.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가 피처링으로 참여하는데 그녀는 에스파의 세계관에서 조력자로 등장했다. 원래 이 곡은 나이비스의 솔로곡이고 에스파가 피처링 식으로 참여하는 곡이었는데, 멤버들이 너무 좋아해서 뒤바뀌었다고 했다. 카리나는 "나이비스와 춤도 추고, 뮤직비디오도 찍어 봤는데 함께 노래한 건 처음이에요. 저희 멤버처럼 자연스럽게 섞여서 놀랐다"고 귀띔했다.
무대 퍼포먼스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 앉아서 양 다리를 찢던 '블랙맘바', 팔로 디귿 자를 만드는 등 강렬한 유연함이 인상적이었던 '넥스트 레벨' 보다 걸리시(girlish)하다. 닝닝은 "매운 음식을 먹은 것처럼, 새끼손가락을 입 주변에 대는 안무가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스파는 에스파다. 세계관은 이어진다. 현실세계에 왔지만, 에스파 멤버들만 현실세계에 온 것이 아니다. 나이비스도 함께 왔다. 그래서 뮤직비디오에서도 지지직거리는 이상현상이 나타난다.
카리나는 "세계관을 이어나가는 건 특별한 경험이에요. 저희가 보여드릴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어지니까 세계관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죠. 앞으로 저희가 어떤 음악을 할지 스스로 기대가 된다"고 웃었다.
닝닝 역시 "에스파는 양면성 있는 그룹이에요. 전투적인 노래를 많이 불렀고, 이번에 대중적인 노래를 했는데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다"고 바랐다.
에스파가 K팝 4세대 걸그룹 문을 열 수 있었던 것도 기존 걸그룹들과 확실히 차별점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세계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뉴진스·아이브·르세라핌·엔믹스 등 쟁쟁한 4세대 걸그룹들이 등장했지만 에스파 멤버들은 초연하다.
지난해 미국 대형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에스파는 오는 8월 5~6일 양일간 일본 도쿄돔에서 '에스파 라이브 투어 2023 - 싱크 : 하이퍼 라인 인 재팬 -스페셜 에디션-'도 연다. 한국에서 데뷔한 이후 2년9개월 만에 이곳에서 공연하게 됐는데 해외 아티스트 사상 최단 기간 도쿄돔 입성이다. 코첼라, 도쿄돔 모두 에스파에게 '꿈의 무대'였던 곳으로 4세대 K팝 걸그룹 중에선 유일하게 두 무대를 섭렵하게 됐다.
윈터는 "(다른 4세대 걸그룹들과)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희만의 캐릭터·장점이 있기에 경쟁보단 저희가 스스로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모두 같이 케이팝으로 한국을 알린다는 게 좋죠. 굳이 차별점을 말한다면 세계관"이라고 말했다.
에스파는 4세대 걸그룹 선두주자답게 이번 앨범으로 막강한 흥행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날 기준 이번 미니 3집 '마이 월드' 선주문이 180만장에 달했다. 4세대 걸그룹 역대 앨범 중 최대 선주문량이다. 자신들이 전작인 미니 2집 '걸스'로 세운 선주문 161만장 기록을 깨며 '2연속 밀리언셀러' 달성 기록에 청신호를 켰다. 특히 이번 미니 3집 선주문량은 역대 K팝 걸그룹을 통틀어도 '블랙핑크'가 작년에 발매한 정규 2집 '본 핑크'(선주문 200만장)에 이어 2위다. '트와이스'가 지난 3월 발매한 미니 12집 '레디 투 비' 선주문량은 170만장이었다. 에스파가 K팝 3세대 걸그룹 대표주자들이자 현재 K팝 간판 걸그룹인 블랙핑크·트와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윈터는 "전작 '걸스' 역시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는데, 이번 앨범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 너무 영광이에요.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열심히 노력하는 에스파가 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선공개곡과 타이틀곡 외에도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이 쟁쟁하다. 팬들 사이에서 '단짠 곡'이라 불리는 '솔티 & 스위트(Salty & Sweet)'를 비롯 '서스티(Thirsty)', '아임 언해피(I'm Unhappy)', '틸 위 미트 어게인(Til We Meet Again)' 등 총 6곡이 실렸다. 에스파가 지난 2월 첫 서울 콘서트에서 미리 공개해 호평을 들었던 곡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번 앨범은 10개월 만의 발매라 팬덤 '마이'의 기대가 크다. 3, 4개월마다 컴백하는 요즘 주기를 볼 때 공백 기간이 꽤 긴 편인 셈이다. 그 사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됐고 대표가 바뀌었고 SM은 멀티 레이블, 즉 본부 체제로 변경됐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에스파의 컴백이 미뤄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멤버들을 수선스럽게 만들 수도 있었지만, 멤버들은 오히려 더 자신과 팬들에게 집중했다. 윈터는 "저희는 '스파이시'를 어떻게 하면 더 잘 선보일까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다만 팬들이 혼란스러워 하실까 걱정했죠. 저희에겐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다음에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이미 에스파는 다음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곡들이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이번엔 무려 정규다. 에스파의 첫 정규 앨범이 되는 셈이다.
"정규 앨범을 위해 준비해 둔 곡들이 있어요. 예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감이 상당해요. 이 곡들도 어마어마해요. 하하."(윈터)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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