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걱정없이 누구나 AI로 음악 만든다"

김국배 2023. 5. 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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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인공지능 생태계를 가다]⑬포자랩스
허원길 대표 "연말 일반인 겨냥한 음악 생성 AI 서비스"
직원 절반이 작곡가…직접 만든 곡으로 AI 모델 학습
"1~2시간이면 한 곡 완성" 7월 전문가 위한 AI 샘플 생성 서비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그림과 작곡의 차이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중 하나는 ‘진입 장벽’일 것이다. 소질을 떠나 그림은 누구나 그릴 수 있지만 작곡은 전문 지식 없이는 힘드니까.

그런데 음표조차 그릴 줄 몰라도 인공지능(AI)으로 누구나 음악을 만들어볼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국내 스타트업을 통해서다. 허원길 포자랩스 대표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원하는 느낌의 곡을 넣으면 AI가 새로운 곡을 만들어주는 유료 서비스를 연내 선보이려 한다”며 “국내에 먼저 선보인 뒤 내년 3월 본격적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원길 포자랩스 대표. (사진=포자랩스)

저작권 걱정 No

포자랩스는 AI로 음악을 생성하는 5년차 스타트업. 5살때부터 15년간 피아노를 쳤고, 작곡도 2년을 배웠다는 ‘음악에 진심’인 공대 출신 허 대표가 2019년 공동 창업했다. 포자랩스가 개발하고 있는 AI 모델은 ‘음표’를 하나의 ‘단어’로 보고 음악을 생성한다. 1곡을 작곡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 그는 “음악 데이터를 오픈소스 기반 AI 언어 모델이 학습할 수 있도록 변형시키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기술 특허는 오히려 경쟁자들이 따라오는 효과를 줄 수 있어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이한 점은 기존 음악(데이터)을 학습해 작곡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성AI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인 저작권 침해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허 대표는 “직원 50여 명 가운데 절반이 작곡가”라며 “사내 작곡가가 작곡한 곡만 AI 학습에 활용한다”고 했다. ‘크롤링’으론 모을 수 없는 데이터인 셈이다.

그렇다면, AI가 작곡한 음악의 퀄리티는 어떨까. 허 대표는 “음악 생성AI의 어려운 점이 다른 생성 AI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퀄리티가 높아야 한다는 점”이라면서도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AI가 완성한 음악의 퀄리티가 사람이 작곡한 곡에 뒤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자랩스 AI가 만든 배경음악은 한 번쯤 들어봤을 수 있다. B2B 서비스를 통해 영화, 드라마, 게임 분야 배경음악을 작곡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닥터 로이어’ 주제곡, 세계지식포럼 행사 주제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피아니스트 윤한이 포자랩스 AI와 협업해 만든 수면 음악은 지니뮤직 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전문가들 작곡 시간 줄여줄 것”

허 대표가 연말께 선보이려는 AI 작곡 서비스(AI 프로듀서)는 일반인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배경음악만이 아니라 작사, 보컬까지 하나의 완성된 대중음악을 AI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기술을 그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AI 음성합성 솔루션 스타트업 수퍼톤과도 협력 중이다. 아직은 한 곡을 생성하는데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고, 동시다발적 요청을 처리하기 어려운 점 등이 있어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허 대표는 국내 음악 시장에 대해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시장”이라고 했다. 음악을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근본 원인이다. 그는 “음악을 사고자 하는 사람은 더 낮은 가격을 원하지만, 팔고자 하는 사람은 한 곡을 만드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니 싸게 팔려고 하지 않는 구조”라며 “음악을 만드는 시간 자체를 줄여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포자랩스가 오는 7월 작곡가들이 좀 더 빠르고 편하게 곡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고릴라 미디)를 내놓는 건 그래서다. 현재는 베타 버전으로 나와 있다. 그는 “이 서비스는 미디 파일 등 음악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기본적인 파일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한 두 시간 내 하나의 완성곡을 만들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훨씬 더 싼 가격에 음악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포자랩스의 기술력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AI가 작곡을 해도 사람이 후보정을 하는 업체가 많다”며 “포자랩스처럼 AI가 하나의 완성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말했다. 네이버 D2SF 등에서 프리A 투자를 받은 포자랩스는 지난해 10월 CJ ENM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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