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감성은 그때로, 감상은 제대로… 벗길수록 보이는 달달한 영화甘상

박성기 2023. 5. 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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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서 영화 유튜버로 성장
할리우드 속 케이팝·CG 없는 촬영법
'도시 한복판서 핵 터지면…' 등 다뤄
단순 리뷰 아닌 독창적 해석 '호평일색'

1세대 영화 유튜버 '빨강도깨비'

'쥬라기 월드의 제작 비하인드'부터 '영화 속 스나이퍼 명장면 베스트 7', '마블과 DC 히어로 영화 캐릭터의 차이', '영화 속 여주인공들이 모두 탱크톱만 입는 이유'까지. 사랑받는 영화들 속 숨은 이야기와 신박한 해석이 담긴 '유튜브판 영화 전문지'를 10년 넘게 만들어온 한 '영화 장인'이 있다. 바로, 영화 유튜버 '빨강도깨비'(본명 김학)다.

빨강도깨비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오랜 활동 경력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1세대 영화 유튜버다. 건설회사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던 그는 잦은 장거리 출장 기간 틈틈이 감상했던 영화에 관한 글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여 뒤, 나이 마흔에 본격적으로 유튜버로 변신했고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 유튜버 중 한 명이 됐다. 고전 영화부터 최신 영화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리뷰 및 해설, 트리비아, 주제별 랭킹 등 영화 관련 각종 지식과 정보를 세세하게 소개하는 그의 채널은 명실상부한 국내 상위 1% 인기 채널이다.

K-컬처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2010년 5월 첫 영상을 게재하며 채널의 문을 연 빨강도깨비는 1년 6개월 만에 구독자 20만 명을 돌파하며 단숨에 인기 유튜버 반열에 올랐고 이후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구독자 100만 '골드 버튼' 채널을 향해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성장 추세가 다소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휴식기를 가진 뒤 최근 활동을 재개한 그는 다시금 화제를 모으며 빠르게 채널 규모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그가 현재 보유한 구독자 수는 86만 명, 340여 개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3억 5700만 회에 이른다. 대표 영상 '쥬라기월드 제작 비하인드'는 140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이고, 100만 회 이상 조회 수를 올린 화제의 영상만 채널 내 110개가 넘는다. 그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빨강도깨비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단순 영화 소개나 요약이 아닌 참신한 해석과 깊이 있는 분석으로 대중들이 영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영화 마니아들조차 미처 몰랐던 영화에 대한 지식과 정보, 해석, 의미 등을 쉬우면서도 치밀한 언어로 전해 이목을 사로잡는다. 'CG 없이 촬영한 기막힌 장면들'과 같은 제작 비화, '아이들이 알면 큰일 나는 애니메이션 속 숨은 반전'과 같은 새로운 해석, '할리우드의 이상한 K-POP 사용법'과 같은 독창적 비평 등 단순 리뷰를 넘어서는 깊이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그는 웬만한 영화 평론가보다 나은, 여타 영화 유튜버들과는 다른 독보적 유튜버로 인정받고 있다. 영상마다 "이게 진짜 영화 리뷰지", "전문가의 품격이 느껴지는 리뷰다", "정말 영화 많이 본 분인 듯", "영화를 보는 관점과 해석이 탁월하다" 등 긍정적 반응이 대부분이다.

영화 전문 채널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과학, 의학, 군사 등 각종 분야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는 점도 인기 비결로 통한다. "영화를 소재로 세상을 이야기하는 채널, 빨강도깨비"라는 채널 소개 글에 걸맞게 그는 영화를 주요 창구로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룬다. 영화 속 장면들을 중심으로 '영화처럼 지뢰를 해체하면 절대 안 되는 이유' 등 각종 군사 무기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도, '현실의 우주복이 절대 영화처럼 될 수 없는 이유', '영화처럼 도시 한복판에 핵폭탄이 터지면 어떻게 될까?' 등 최첨단 기술 발전을 논하기도 한다. 구독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 "영화 리뷰를 넘어선 새로운 장르의 무언가를 창조해 낸 듯"이라는 감탄 섞인 반응이 터져 나온다.

지상파 프로그램 못지않은 완성도 높은 영상을 선보이는 것도 그의 채널을 계속 찾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또 다른 매력으로 꼽힌다. 한번 영상을 보기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넋 놓고 끝까지 보게 된다는 그의 영상들은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리뷰 영상'으로 불린다. 기승전결이 분명한 스토리텔링, 듣기 좋은 목소리, 적재적소에 활용된 음악, 깔끔한 화면 구성 등이 어우러져 눈과 귀가 즐거운 '웰메이드 영상'이 탄생한다는 평이다.

자신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가진 콘텐츠로 영화 관람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고 있는 빨강도깨비. '남이 좋아할 것 같은' 콘텐츠가 아닌 '나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쫓다 보니 어느새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그가 앞으로 또 어떤 흥미진진하고 통찰력 가득한 콘텐츠들로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지, 앞으로의 활동에도 거는 기대가 크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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