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건강학 <248>] 일상에 쉽게 들어오는 마약 음료와 ADHD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2023. 5. 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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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서울 강남에서 '마약 음료' 사건이 발생했다.

고등학생에게 음료 시음 행사라고 속이고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한 뒤, 그 부모를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려고 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단지 학생들을 속이기 위해 마약 음료를 '메가 ADHD'로 홍보한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마약으로 유명한 필로폰은 성분명이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으로 암페타민 유도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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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얼마 전에 서울 강남에서 ‘마약 음료’ 사건이 발생했다. 고등학생에게 음료 시음 행사라고 속이고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한 뒤, 그 부모를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려고 한 사건이었다. 조사 결과 마약 음료의 성분은 소위 ‘히로뽕’으로 알려진 필로폰이었다. 그 마약 음료병에 붙은 상표에는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 메가 ADHD’라고 쓰여 있었다. 상표에 있는 ADHD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e Disorder)라는 정신과 질병명의 영어 약자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고등학생들은 낯선 사람이 준 이상한 음료를 왜 별 의심 없이 마셨을까. 그리고 필로폰이 들어있는 마약 음료에 왜 ADHD라는 병명을 썼을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 심리 수업’ 저자

ADHD 치료제인 암페타민(amphetamine)이나 메틸페니데이트 같은 각성제는 집중력을 높이고 기억력을 좋게 하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한때 극성 부모가 멀쩡한 자녀를 ADHD 환자라고 속여서 이 약을 타 먹였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 마약 음료는 이걸 노린 것이다. 그런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던 학생들이 ADHD 치료제로 일반 음료를 만들었으려니 생각하고 음료를 호기심으로 마신 것이다.

그런데 단지 학생들을 속이기 위해 마약 음료를 ‘메가 ADHD’로 홍보한 것만은 아니다. 놀랍게도 ADHD 치료 약과 필로폰은 화학 성분이 매우 유사한 같은 계통의 물질이다. ADHD 치료제로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 암페타민이다. 그리고 마약으로 유명한 필로폰은 성분명이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으로 암페타민 유도체다.

두 약품은 곁가지만 다를 뿐 뿌리는 같다. 암페타민은 미국에서 애더럴(Adderall)이라는 약품명으로 ADHD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애더럴도 오남용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마약 청정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암페타민을 치료제로 허가하지 않고 있다.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이 강력한 마약인지라 그 오리진(기원) 물질인 암페타민까지 금지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ADHD 치료제로 또 다른 각성제인 메틸페니데이트라는 약물만 허가됐다. 이들 각성제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해서 마약류로 관리되고 있다. 치료제지만 중독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각성제의 부작용은 메스꺼움, 불면증, 불안증, 흥분 등이다. 부작용이 심하면 환각 같은 정신병도 발생한다. 복용 중단 시 피로, 우울증, 불안, 과민증 등의 심리적 증상이 나타난다. 생산성, 집중력, 동기 부여도 떨어진다. 그래서 오남용으로 한 번 중독되면 행복감과 에너지를 올리려고 계속 찾게 되는 것이다.

최근 마약이 다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새로운 마약 문제는 헤로인, 코카인 같은 고전적인 마약이 아니라 프로포폴, 암페타민, 펜타닐 같은 치료 약품에서 더 크게 주의해야 한다. 이들 의약품은 비교적 쉽고 값싸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마약은 어두운 범죄자의 세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약이 평범한 우리 일상에 쉽게 들어올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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