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품은 이영 "폭력에 가깝게 규제 파괴"
연내 3곳, 4년내 총 10곳
안 되는 것만 정하고 다 허용
美수준 자율차 특구 조성하고
세계적 제약사 육성 위해
한국판 보스턴 랩센트럴 지정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만 해도 시간이 모자란데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수집한 데이터에서 행인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느라 날밤을 새웁니다. 실증 연구가 빠르게 진행이 안 돼요."(AI 스타트업 A사 관계자)
국내에서는 다른 자동차 번호판과 행인 얼굴 등이 개인정보로 간주돼 활용이 불가능하다.
반면 테슬라는 한국에서 자차에 부착된 카메라 등을 통해 도로주행 영상 데이터를 자유롭게 수집하는 것은 물론 미국 본사로 전송도 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테슬라는 데이터를 별다른 규제 없이 자율주행 AI 성능 향상에 활용하고 있다.
해외보다 심한 규제나 법령·제도 미비로 자율주행차, AI, 의약·바이오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시장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성장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가 '전면적인 네거티브 규제' 도입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미국 바이오 클러스터인 보스턴 '랩센트럴' 같은 규제 혁신 실증 특구가 국내에 조성된다.
8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혁신 특구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면적인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되는 특구에서는 기업이 법적으로 금지된 것 외에는 모든 기술을 자유롭게 도입해볼 수 있다. 현재 첨단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를 최소화한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부처·지역·승인 건별로 각기 다른 조건이 적용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정부가 전면적인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특구에서는 명시적으로 열거된 제한·금지 사항 외에 신기술을 이용한 모든 실증이 가능하다. 신제품에 대한 기준·규격·요건이 없거나 현행 법령 적용이 부적합해도 실증이 허용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대학·연구소·글로벌 기업까지 참여하는 혁신 클러스터 형태로 올해 2~3곳을 시범 조성한 뒤 2027년까지 특구 총 10곳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싸울 시간이 없다. 달리는 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폭력에 가깝게 파괴해야 한다"며 "글로벌 혁신 특구를 통해 글로벌 기준과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는 과감하게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구에서는 자율주행차 관련 데이터를 테슬라 수준으로 실증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다른 자동차 번호판과 행인 얼굴이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는 소관 부처의 유권해석에 따라 현재 국내 기업은 도로주행 영상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다"며 "그러나 혁신 특구가 조성되면 '하지 말라고 명시된 것' 외에는 모든 실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한국에서 실증이 어렵다면 해외에 조성된 거점에서 기술실증을 해볼 수도 있다. 우선 중기부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업무협약(MOU)을 맺은 글로벌 인증기관 UL솔루션과 첨단 분야 스타트업의 미국 실증·기술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은 보스턴 랩센트럴에서 기술실증이 가능해진다. 중기부 관계자는 "인천 송도에 조성되는 K바이오 랩허브와 보스턴 랩센트럴 간에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일본 '쇼난 바이오헬스 이노베이션 파크'와도 MOU를 맺어 한·미·일 바이오 클러스터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에 부담이 되는 해외 인증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미국(UL) 유럽(CE) 등 해외 인증기관이 참여하는 글로벌 인증지원센터를 구축해 제품 기획 단계부터 성능 검증, 시험, 검사까지 해외 인증기관이 직접 컨설팅하도록 할 계획이다.
네거티브 규제라고 해서 기업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규제 수준은 선진국 중심의 해외 기준이 우선 적용된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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