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도 세대차 … 20대 '대한항공' 60대 '에코'담아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5. 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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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보유종목 분석해보니 … 60대가 가장 공격적
해외여행 즐기는 2030
익숙한 대한항공 사들여
투자경험 많은 4050세대
LG전자 매수, 수익 쏠쏠
2차전지 집중한 60대 이상
성장주에 일단 묻어두기

2030세대는 대한항공, 60대 이상은 배터리주.

세대별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종목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 NH투자증권은 지난 3일 기준으로 자사 개인고객 268만명이 보유한 종목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잘 알려진 대로 가장 많은 투자자들이 보유한 종목은 세대와 상관없이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 현대차 등 이른바 '국민주'들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세대별로 특정 종목을 타 세대에 비해 유달리 많이 갖고 있는 사례들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2030세대는 타 세대에 비해 유달리 많은 사람이 대한항공을 보유하고 있었다. 20대 투자자 중 6.8%에 달하는 2만5000명이 대한항공을 갖고 있다. 30대 투자자 중에서는 대한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3만3000명으로 전체의 6.3%에 달했다. 대한항공은 전체 세대 혹은 다른 세대 통계에서는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20대 보유 종목 순위에선 4위, 30대에선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행 등을 적극적으로 다니는 이들 세대의 특성상 대한항공을 실생활에서 접할 일이 많고, 이 영향으로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NH투자증권 측은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이 빨리 진행되면서 전 세계 하늘길이 빠르게 열리고 있다는 점이 2030 투자자들의 항공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30세대의 대한항공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달리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23%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도 화물 부문이 부진하면서 주가가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4050세대는 LG전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40대는 LG전자를 보유한 개인투자자가 2만2000명으로, 해당 연령대의 3.6%가 갖고 있었다. 50대에서도 해당 연령대의 3.8%인 2만3000명이 LG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전체 연령대에선 상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주식 경험이 많은 이들 연령대의 선택은 높은 수익률로 돌아왔다. LG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30% 이상 올랐다.

60대 이상은 올 들어 급등한 2차전지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보유자 수를 보면 6위는 포스코홀딩스(1만7000명), 7위는 에코프로비엠(1만3000명), 9위는 포스코퓨처엠(9000명), 10위는 에코프로(8000명)다. 이같이 60대 이상에선 보유자 수 상위 10위 안에 2차전지 종목이 4개 들어간 반면, 20대와 50대는 각각 2개, 30대와 40대는 1개 종목에 불과했다.

홍성배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최근 2차전지주의 변동성이 커지며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매각했는데, 60대 이상은 다른 세대보다 더 장기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성장성을 감안해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투자자가 보유한 종목은 삼성전자(85만1000명·31.7%)였고 뒤이어 카카오(32만2000명·12%), 삼성전자우선주(21만5000명·8%)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보유하고 있는 사람도 많았지만 보유금액도 7조4000억원으로 압도적 1위였다. 보유 개인투자자 수 2위에 올라 있는 카카오는 금액에선 6위에 머물렀다. 지난 1년간 주가가 35% 빠진 탓이다.

하이브와 에코프로의 경우 보유자 수는 적었지만 보유잔액이 높은 편이다. 하이브는 보유자 수가 2만6000명으로 전체 1%에 불과하지만 보유잔액은 4조3000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에코프로도 보유자 수가 3만5000명(1.3%)이지만 보유잔액은 1조3000억원으로 네 번째로 많았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이슈로 변동성이 컸던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13% 올랐다. 에코프로는 양극재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로 지난 1년간 626% 올랐다. 다른 2차전지도 대체로 보유자 수는 적고 보유잔액은 많았다. 최근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커진 영향이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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