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플랜트가 구원투수 … DL 주가 볕 드나
화학·건설 부진 만회할듯
"올 영업익 27% 상승 전망
에너지가격 하락은 변수"
화학, 건설 등 최근 업황이 좋지 않았던 산업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된 탓에 주가가 부진했던 DL그룹에 대해 하반기 실적을 주목하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익률이 높은 해외 플랜트 실적 증가와 고부가가치 화학산업에서 본격적인 성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L그룹 지주회사인 DL 주가는 이날까지 올해 들어 13% 하락했다. 5만7000원대에서 올해 거래를 시작한 DL은 이날 4만9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DL그룹의 순이익 기여도가 높은 상장사로는 건설업을 영위하는 DL이앤씨와 DL건설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DL은 DL이앤씨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으며 DL이앤씨는 DL건설의 지분 64%를 보유하고 있다. 두 기업은 모두 상장사다. DL이 지분 88%를 보유하고 있는 DL케미칼과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DL에너지는 비상장사다. DL에너지는 국내외에서 민자발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가 부진은 화학, 건설 등의 업종에 집중된 포트폴리오 영향이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 1분기 매출액 1조8500억원, 영업이익 9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국내 주택시장 부진이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익률이 높은 플랜트 부문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DL이앤씨의 플랜트 부문 원가율(원가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대 초반으로, 90%대 초중반을 보이고 있는 건설 등 타 사업 부문에 비해 낮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에 대해 "기존 주력이었던 국내 주택 건축 원가율이 연중 90% 내외로 높게 형성될 예정이나 대규모 비주택 부문 수주 확보로 수익성이 안정화될 예정"이라고 평가했다.
주택시장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낮은 것도 장점이다. 이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주택시장 PF 보증 관련 리스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중기 실적 성장세만 확인되면 기업가치 할인 요인이 마땅히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DL이앤씨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1% 상승했다. 같은 기간 DL 주가가 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주가 사이 괴리가 나타난 셈이다. DL이앤씨는 2021년 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DL 계열사로 편입됐다.
건설 외 계열사에서는 DL그룹이 활발한 인수·합병(M&A)으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DL케미칼은 폴리에틸렌, 폴리부텐 등 전통 석유화학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하기 위해 2021년 고부가가치 화학소재를 만드는 미국 기업 크레이튼을 인수했다.
DL에너지는 지난해 3분기 미국 발전사를 인수하며 성장 동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가 상승으로 전력 가격이 오르면서 에너지 부문 실적이 크게 늘어 다른 부문의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는 설명이다.
해외 플랜트 성장, 화학·에너지 부문 실적 개선 기대감 등에 힘입어 DL의 올해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DL의 매출액 컨센서스는 5조4773억원, 영업이익은 3565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5.8%, 27% 상승한 수치다.
다만 지난해 대비 올해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DL에너지 실적이 영향을 받을 기저효과와 화학 업황 반등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DL이앤씨 매출액의 30%를 차지하는 국내 주택 부문 실적도 추가 둔화될 경우 주가 상승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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