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언론관 후진적… 통제 대상이나 나팔수로 인식"

강아영 기자 2023. 5. 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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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윤석열 정부와 언론, 그 1년을 평가한다' 토론회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통령의 퇴행적 언론관이 먼저 바뀌어야겠지만 언론도 변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이해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윤 정부의 언론관이 후진적이라며, 언론을 통제 대상이나 나팔수로만 보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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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와 언론, 그 1년을 평가한다' 토론회
"권력에 불편한 질문 던져야"…언론 성찰도 촉구

지난 4일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윤석열 정부와 언론, 그 1년을 평가한다’ 토론회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통령의 퇴행적 언론관이 먼저 바뀌어야겠지만 언론도 변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이해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윤 정부의 언론관이 후진적이라며, 언론을 통제 대상이나 나팔수로만 보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다만 전 방위적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한 지난 1년엔 대통령과 언론 양측 모두 책임이 있다며, 더 이상 권력에 불편한 질문을 던지지 않는 언론 역시 바뀌어야 할 지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윤석열 정부와 언론, 그 1년을 평가한다’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이기주 MBC 기자는 특히 “기자들의 비겁한 행태를 보면서 크게 실망을 했다”며 기자들의 자성과 분발을 거듭 요청했다. 이기주 기자는 “이번 워싱턴 공동 기자회견을 TV로 보다가 깜짝 놀랐다. 힘들게 워싱턴까지 가서 질문 기회를 얻었는데, 권력을 칭찬하면서 그 소중한 기회를 그냥 허비했다”며 “그리고 단독 타이틀을 달고 나온 기사가 ‘미국의 심장을 파고든 영어 연설’이었다. ‘지난 1년간 순방 나팔수가 된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을 대통령실 기자들이 자초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또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우리 언론이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기자는 “부화뇌동이라는 건 상당히 모욕적인 언사인데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거나 항의를 하지 않는다”며 “기자들이 권력자들과 불편한 관계를 맺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파워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때 생긴다고 생각한다.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기자가 꼭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저는 이런저런 일들로 용산에서 나왔지만 계속해서 외교만이 아니라 기자들도 굴욕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기자들의 자성과 분발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도 언론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동찬 위원장은 “정부가 누가 봐도 명백하게 민주주의의 언론 규범을 어겼을 때는 사실 보수든 진보든 가릴 것 없이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는 목소리를 함께 내줘야 정부도 절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 어떤 언론은 언론 탄압을 부추기는 극우 지지층의 행동을 그대로 옮겨서 확산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스스로 언론 규범보다 정파성을 앞세우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권력에게 언론 규범을 지키라고 요구할 수 있느냐”며 “언론계 내부의 깊은 성찰과 그런 부분에 있어 더 강력한 비판과 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선 언론이 말꼬리를 잡기보다 권력을 정당하게 비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아름 이데일리 기자는 “언론에 대한 정부의 태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언론들도 좀 변해야 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이 어디를 갈 때마다 방문한 국가에서 얻은 외교적인 실익보다 가십거리들이 더 이슈가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윤 대통령의 아슬아슬한 실언이 1년 내내 잇따라 터졌는데 이거를 문제 삼기 시작하면 진짜 끝도 없는 싸움이 되는 것 같고, 누군가는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윤석열 정부와 언론, 그 1년을 평가한다’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 김아름 이데일리 기자,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사회자인 박록삼 기자협회 부회장, 발제자인 최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 이기주 MBC 기자.

한편 토론회에선 윤 대통령 역시 후진적인 언론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수차례 나왔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진영논리가 언론에도 지나치게 적용되면서 지난 1년간 정말 모든 부분에서 확연한 후퇴가 있었다”며 “현 정부의 언론관과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언론 자유, 언론 민주주의의 후퇴가 반복될 것이다. 언론을 통제 대상이나 나팔수로 보는 후진적 언론관, 퇴행적 언론관은 반드시 바뀌어야 되고 제도적인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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