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시대 몸값 높아진 印尼 …"이곳이 포스트 베트남"
니켈 매장량 2100만t 세계1위
현대차 등 글로벌기업 주목
韓과 포괄적 경제동반자 체결
금융·IT 국내기업 투자 봇물
"印尼, 가장 빠르게 성장중
생산기지로서 매력적 입지"
"'포스트 베트남'은 인도네시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현지 진출 기업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놓는 전망이다. 2억800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가 내수 수요를 뒷받침하는 한편 니켈을 비롯한 막대한 천연자원을 앞세워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차세대 시장이자 생산기지로서 입지가 베트남보다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성장잠재력이 높은 아세안(ASEAN) 회원국 중 가장 가까운 국가는 베트남이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6000여 개에 달할 정도다. 한 현지 기업 관계자는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제 베트남 시장이 포화상태로 새로운 동력 시장을 찾아야 한다고도 볼 수 있다"며 "과거 한국의 제조공장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된 것처럼 베트남 대체 국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되는 국가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에서 한국과 유일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아 원자재 개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산업단지 및 경제자유구역 설립, 관광 기반시설 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보유한 가장 큰 잠재력 중 하나는 2억8000만명에 달하는 인구다.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은 아세안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한다. 전체 인구 중 중위 연령은 30.2세에 불과해 동남아 국가 중 대표적 '젊고 역동적인 나라'로 꼽힌다.
지리적 위치 역시 또 다른 강점으로 꼽힌다. 인도양과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는 '국제 해상무역의 중심'으로 불린다.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거쳐야 했던 기존의 무역 루트에 의존해왔지만,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한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안정성을 보장받고 싶어하는 해외 국가들은 인도네시아를 차세대 공급망으로 고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단순한 생산기지, 거대 시장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점유율이 95%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현대차가 공격적으로 진출한 이유도 인도네시아가 가진 지정학적 장점들 때문"이라며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전기차로 일본 업체들을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자카르타에서 2시간가량 떨어진 브카시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아이오닉5 등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장희 KOTRA(코트라) 자카르타무역관장은 "이전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노동집약적 제조업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연구개발(R&D)센터도 함께 짓는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양의 천연자원도 인도네시아의 강점이다. 전기차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이 2100만t으로 세계 1위다.
전기차 공급망에 있어서 인도네시아의 압도적인 위치는 한국에는 기회이자 위기 요소다. 재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계획은 '니켈판 오펙(OPEC)'을 탄생시켜 세계 광물 가격 주도권을 쥐는 것"이라며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한국이 남들보다 먼저 인도네시아와의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와의 경제협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73년 수교를 맺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260억달러(약 34조3600억원)로 역대 최고치였던 2011년 308억달러에 다가가고 있다.
[자카르타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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