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고육책'
일반칩 섞어 AI 만들어
美 반도체 제재 무력화
미국이 중국의 인공지능(AI) 개발에 숨통을 끊기 위해 첨단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자 중국 빅테크가 우회 통로를 찾아냈다. 재고로 쌓아둔 첨단 반도체와 수입이 자유로운 일반 칩을 혼합해 AI 개발에 나선 것이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검색업체 바이두,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 등은 이 같은 반도체 혼합 방식으로 초거대 AI 개발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WSJ는 "일부는 연구 단계에서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통해 중국 빅테크가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챗GPT의 근간이 되는 초거대 AI인 GPT-3.5는 파라미터 수가 1750억개에 달해 자유자재로 문장을 생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초거대 AI를 개발하려면 막대한 양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다.
현재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A100·H100이 필수품으로 통한다. A100은 개당 1만달러(약 1300만원), H100은 개당 3만6000달러(약 4700만원)지만,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6000만원까지 호가가 치솟았다. GPT-3.5 같은 AI를 개발하려면 A100이 최대 1만개까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점을 노리고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엔비디아 A100·H100을 수출 금지 품목으로 지정했다. 중국이 보유한 A100은 4만~5만개로 모두 빅테크가 재고로 쌓아두고 있었다. 이후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대폭 낮춘 A800·H800을 만들었다.
현재 중국 빅테크는 혼합 방식을 적극 연구 중이다. 텐센트는 H800만 활용해 AI를 개발했으며, 알리바바·바이두·화웨이는 재고로 보유한 A100과 범용 칩을 1 대 3으로 탑재하는 방식으로 AI를 개발 중이다. 이에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수석분석가는 "중국이 첨단 칩 없이 AI를 만들려는 시도는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하지만 이러한 연구가 성공을 거둔다면 미국의 제재가 효과를 잃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10억 없이는 못 사요”...오를 일만 남았다는 분양가, 청약시장 미래는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차 긁은 애, 혼만 내려 했는데”…엄마 항의에 맘 바꾼 차주 - 매일경제
- “그랜저 잡겠다” 50년만에 한국온 일본車…사장차 원조, 토요타 크라운 [왜몰랐을카] - 매일경
- “통신비 수십만원 아끼세요”…100만 이탈에 이통사가 꺼낸 대책 [아이티라떼] - 매일경제
- “계속 파업하세요”…라이더들 아우성에도 소비자들 ‘냉랭’ - 매일경제
- 저 잘생긴 남자는 누구?…英 대관식에서 여심 훔친 국왕의 오촌조카 - 매일경제
- “중국 버리고 떠나겠다”...이사 준비하고 있다는 미국 기업들, 떠오르는 국가는? - 매일경제
- 전기차시대 몸값 높아진 印尼 …"이곳이 포스트 베트남" - 매일경제
- “금리인상 여파 이 정도일 줄은”…1년간 부동산 거래·집값 ‘뚝’ - 매일경제
- 미네소타 감독, 첫 골 터트린 정상빈에 “더 좋아졌다” [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