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의혹' 정명석 변호인 SBS 시사고발·뉴스 자문맡아
'그알' 수차례 JMS 탐사보도
SBS, 본지 지적에 해촉 결정
"JMS 관련자인줄 몰랐다"
최소 6년 전부터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의 성폭력 사건을 변호해온 변호사가 SBS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뉴스 법률자문 변호사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는 1990년대부터 올해까지 수차례에 걸쳐 정명석의 성폭력 의혹을 탐사보도해왔다. JMS 측 변호인이 시사 고발 프로그램 취재 사항을 파악하고 최악의 경우 피해자를 대면할 수도 있는 직책을 맡고 있는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8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020년 6월 대한변호사협회의 추천으로 변호사 6명이 SBS의 공익프로그램 자문 변호사로 위촉됐다. 이 중에 정명석의 변호인인 A변호사가 포함됐다. 당시 변협은 "(A변호사 등 위촉된)자문변호사는 SBS가 제작, 방송하는 각종 공익 프로그램과 시사 고발 프로그램, 뉴스 보도의 제보자와 사건 피해자를 위한 법률자문과 법률지원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당초 임기는 2년이었으나 SBS 측의 요청으로 지난해 A변호사를 포함한 변호사 6명의 자문직 임기가 한 차례 연장됐다. 이에 따라 A변호사의 SBS 자문 변호사 임기는 내년까지로 늘어난 상태다.
문제는 JMS 피해자 등이 SBS에 제보를 하면 A변호사가 취재 내용을 직간접적으로 파악할 수도 있고, 그가 JMS 피해자를 직접 접촉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올해 취재를 바탕으로 지난달 22일 'JMS, 달박골 정명석은 어떻게 교주가 되었나?'편을 방영했다.
최초로 A 변호사가 SBS 자문변호사를 맡는 과정에는 그가 2020년 당시 변협 집행부에서 활동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찬희 변호사가 변협 회장을 맡고 있던 당시 A 변호사는 변협 임원으로 활동했다. 자문위원 추천에 앞선 이해충돌 여부 등 실질적 검증 과정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A변호사는 최소 6년 전부터 정명석의 변호를 맡을 정도로 JMS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변호사는 2017년 10월 '1차 여신도 성폭력 사건'으로 수감 중(징역 10년)이던 정명석의 출소를 앞두고 그에 대한 전자발찌 부착과 관련한 재판에서 변호인 B법무법인의 담당변호사를 홀로 맡았다. 당시 A변호사는 법원에 총 4차례에 걸쳐 참고자료 또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그해 11월 법원은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결정했고, 정명석은 이듬해 2월 전자발찌를 차게 된 상태로 만기 출소했다.
A변호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정명석에 대한 2·3차 성폭력 고소 사건에서도 변호인 B법무법인의 담당변호사를 홀로 맡고 있다. 그는 홍콩 국적의 메이플 씨 등 외국인 전 신도들이 고소한 정명석의 2차 성폭력 재판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변호인을 맡아 왔다. 지난 3월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법무법인 광장 등 다수 변호인이 사임한 뒤에도 그가 속한 B법무법인과 JMS 목사 출신 양승남 변호사 등은 변호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정명석이 최근 한국인 여신도에 의해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된 사건도 변호인 담당변호사를 맡았다. 매일경제는 A변호사에게 SBS 자문변호사를 맡은 이유 등을 묻기 위해 이날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그의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지만 그를 만나지 못했다. 또 그의 사무실과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SBS는 본지 지적에 A변호사를 해촉하기로 했다. SBS 측은 "해당 변호사가 JMS와 관계된 일을 했는지는 몰랐다. 그는 변협 집행부 자격으로 위촉됐다"며 "현재까지 '그알'과 관련해 변협이 자문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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