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파업하세요”…라이더들 아우성에도 소비자들 ‘냉랭’
“소비자들, 자장면 하나 무료 배달 기억”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인 라이더유니온은 이날부터 9일까지 자체 투표를 진행한 뒤 10일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이 주축이 된 지난 5일 파업에 이은 것이다.
라이더유니온이 요구하는 건 ▲27%에 달하는 임금 삭감 반대 ▲알고리즘 즉각 개선 ▲알고리즘 통한 업무 할당 기준 및 배달료 산정기준 공개 등이다. “하루 8시간 근무했던 라이더가 지금은 12시간을 근무해도 생활이 안 된다”는 게 라이더유니온의 주장이다.
어린이날에 이어 재차 투쟁에 나서겠다는 의향이지만, 정작 불편을 감내해야 할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라이더들의 목소리와 달리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배달 수수료의 부담이 상당해 차라리 과거처럼 배달 플랫폼 자체가 없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현행 방식은 소비자와 음식점 업주가 각각 수수료를 부담한 뒤 이를 배민 등 플랫폼 중개업자와 라이더들이 나누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전체 비용 중 라이더 몫의 비중을 늘리자는 게 라이더들의 요구다.
반면 플랫폼 사업자들은 회사 몫의 수수료도 할증요금 형태로 라이더들에게 지급되기에 요구를 들어주면 소비자 또는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점 역시 바로 이 부분이다.
평소 배달 음식을 자주 주문한다는 한 30대 소비자는 “평소 수수료가 3000~6000원 안팎이다. 2만원짜리 야식을 주문하면 전체 비용 중 최대 23%가 수수료”라며 “성탄절 등에는 1만원 이상 수수료를 내기도 하는데 여기서 더 내야 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1년 전과 견줄 때 MAU 감소율은 11.9%다. 지난해 4월 배달앱 3사의 MAU가 3321만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부산시 인구(331만명)보다 더 많은 소비자(395만명)가 배달앱을 끊은 셈이다.
금전적인 측면 외에 일부 라이더들의 ‘난폭 운전’도 파업이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 후 배달 건수가 급증하자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일부 라이더들이 도로에서 무리하게 오토바이를 몰았기 때문이다.
라이더 관련 소식을 전한 기사에는 소비자들이 라이더들의 교통법규 위반을 지적하는 댓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인도 주행과 역주행, 신호위반, 횡단보도 정지선 위반, 불법 개조로 인한 소음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
관련 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2735명으로 2021년(2916명)보다 6.2% 감소했다. 그러나 이 기간 라이더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459명에서 484명으로 5.4% 늘어났다.
잇따른 파업에도 라이더들의 목소리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자 관련 업계에서도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자장면 한 그릇만 주문하면 싫은 티는 내도 돈 안 받고 가져다주던 시절을 기억한다”며 “시장 격변의 계기가 될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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