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비중 56%까지···텅빈 공장이 돌기 시작했다
LIG넥스원도 11%→19%로
수출 늘자 텅빈 공장 풀가동 시작
수출시장보다 큰 애프터마켓까지
국내 주요 방산 기업의 이익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은 최근 대규모 수출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과 비용 절감, 운용 효율성 개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추가 수출이 기다리고 있고 납품 이후 수리·정비 등 ‘애프터마켓’까지 방산이 국내 외화 벌이의 효자 노릇을 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관계자는 지난달 진행한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수출 경험이 많아 수출 관련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수출 경험이 길고 비용 관리가 가능한 부분이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을 높인 핵심”이라고 자평했다. LIG넥스원(079550)도 매출 증가에 따른 규모의경제가 실현되고 수출사업 매출비중이 상승하면서 이익율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수출이 곧 이익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1분기 영업이익률 21%를 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의 수출 비중은 지난 해 1분기 7%에서 올해 56%로 급증했다. 지난 5년 간 최대 분기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LIG넥스원의 수출 비중도 같은 기간 11%에서 19.5%로 올랐다.
수출이 본격화 하지 않은 현대로템(064350)과 한국항공우주(047810)(KAI)도 하반기 이후 이익이 크게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KAI의 올해 1분기 완제기 수출 실적은 272억 원으로 51% 줄었다. 하지만 완제기 수출 수주 잔고는 같은 기간 1811억 원에서 1조 200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현대로템도 올 1분기 전년 대비 246% 늘어난 5조 5000억 원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내수가 주력 시장일 때 방산 기업의 이익은 매우 낮다. 지난해 방위산업진흥회 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국내 방산업체의 2017년 영업이익률은 0.5%였다. 당시는 내수가 중심이어서 가동률 역시 69%로 제조업 평균 가동률 72%를 밑돌았다. 수출이 막 시작된 2021년 이익률도 4.6%에 그쳤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2020년 방산 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9.4%로 제조업 평균(8.8%)보다 높았다. 1인당 부가가치에서도 방산기업은 1억 2140만 원으로 제조업의 2억 420만원 대비 59%에 머물렀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몇년 전부터 국내 방산업체들이 수출을 하지 않으면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며 “K9 자주포도 국내 수요가 다 끝나 팔 데가 없고 내수로 K1 전차도 10년 간 1000대 이상 생산하니 개량 사업 외에 인력을 고용하고 생산설비를 돌릴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고성능유도미사일 체계 천무의 폴란드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로템도 지난 해 폴란드에 K2 전차 수주를 받았고 KAI 역시 올 초 말레이시아와 경공격기 FA-50 18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낭보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라 주요 방산 기업들의 매출 외형과 이익도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해 폴란드의 군 당국과 1차 무기 수출 계약을 맺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올해 2차 계약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각각 K9 자주포와 K2 전차를 수출한다. 한화는 호주 차기 장갑차 사업에서 레드백을 내놓고 최종 선정을 기다리고 있다. LIG넥스원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천궁Ⅱ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AI 역시 올해 말 이집트 경전투기사업 수주와 내년 미국 훈련기 사업에도 참여한다.
한국 방산이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가성비와 정시 납기 준수 덕분이다. 방산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나 러시아를 제외하고 제대로 된 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미국, 독일 등 선진국 중 한국이 인건비가 가장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방산 선진국들은 노동 규제가 많아 납기 준수가 어렵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밤샘작업을 하더라도 납기를 지키는 편”이라고 말했다.
완제품 수출 뿐 아니라 수출 무기를 정비하고 수리하는 애프터마켓 시장도 열린다. 현대 방산 시장은 수출보다 애프터마켓 매출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수주한 무기에 대한 애프터마켓은 3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프터마켓이 열리면 국내 중소 부품사까지 ‘낙수효과’가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KAI의 한 관계자는 “폴란드에 FA-50 경공격기 완제품 수출 규모는 30억 달러(4조 원)지만 애프터마켓은 10조 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방산·강소기업 6개사, 대전에 815억원 투자 나서
- 방산 수출 지원 컨트롤타워 가동…“국가별·권역별 방산 수출 전략 수립”
- '수주 잭팟' 터진 K방산…한화에어로·LIG 날았다
- '우리 딸, '구찌' 입어요'…명품 아동복에 수백만원 쓰는 엄빠들, 왜냐구요? [이슈, 풀어주리]
- 10대 소년 '경찰 폭행' 영상 확산에…유출자 찾겠다는 부모
- 경주 시골 곗돈 40억 들고 튄 60대 女계주가 노린 대상이…
- '격렬한 충돌음 들렸다' 대만 여행서 여친 살해 혐의 한국인 남친 구속
- '스쿨존 참변' 승아 엄마 “예쁜 딸, 책상정리 하고 떠났다”
- “지들도 쳐맞아서 억울한가” 학폭 가해 여중생의 '조롱'
- 한때 1등이었는데.. '포털 다음, 안녕히가세요'[양철민의 아알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