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진정한 과학기술 선도국이 되자
내일이면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다. 과학기술이 경제는 물론 정치, 외교, 안보, 사회를 좌우하는 대전환 시대에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대한민국을 과학기술 선도 국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서 과학기술 선도국이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국가'와 '과학기술이 선도하는 국가'이다. 전자는 '과학기술 강국'과 같은 의미이다. 후자는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이 과학기술적 사고와 근거에 입각하여 이루어지는 나라를 의미한다. 선진국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데이터 기반 또는 증거 기반 행정도 같은 맥락이다. 전자는 역대 모든 정부가 표방해온 목표여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다만, 후자는 우리나라가 부족한 측면으로 획기적 인식 개선과 역량 제고가 시급한 대목이다. 아울러 이 두 가지 의미는 상호보완적이어서 과학기술 강국이 되려면 과학기술이 국가와 국민의 의사결정의 기반이 되도록 과학기술 대중화가 필수적이다.
최근 탄소중립과 원전, 최저임금, 근로시간, 한미·한일·한중 관계, 무역적자 등의 국가적 이슈에 대한 논란이 커진 것도 '과학기술이 선도하는 국가'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학기술적 사고와 데이터 등 근거는 없이 이념과 감성, 진영 논리가 판치는 형국이다. 이제 국민이 과학기술적 사고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진정한 '과학기술 선도국'이 되어야 나라가 바로 설 것이다. 원전 문제가 좋은 예이다. 우리 국민 어느 누구도 원전의 방사능 위험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원전을 제외한 대안이 있느냐는 점이다. 필수요건인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 86~89% 줄여야 하는데 전체 배출의 37%를 차지하는 발전 부문의 탄소 배출 최소화 내지 제로화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발전 데이터를 분석하면 답은 자명하다. 발전의 탄소 배출 주범인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이 전체 전력량의 60%를 상회하고 원전이 약 30%, 탄소 배출이 없는 신재생에너지가 7% 선이다. 빈약한 우리 신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감안하면 원전 외에는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할 대안은 없다. 유럽도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 분류에 다시 포함시킨 이유이다. 데이터 기반의 과학기술적 사고가 이슈 해결의 핵심이다.
대전환 시대의 핵심인 디지털 대전환도 데이터가 기반이다. 세계적 열풍으로 올해 최고의 화두인 챗(Chat)GPT와 같은 인공지능(AI)도 데이터가 기반이다. 과학기술인은 물론이고 행정부·입법부·사법부 구성원 등 모든 국민이 이제 챗GPT 등 AI를 개인 비서로 활용하며 과학기술적 사고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대전환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 2년 차에는 진정한 '과학기술 선도국'으로 대전환 시대의 승자가 되기 위한 대대적 혁신이 시작되길 기대한다.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전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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