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 K리그, 관중 1만명 시대 열었다
경기력 오르고 마케팅 치열
최다 2019년보다 30% 증가
임영웅 시축날 4만 넘기도
역대 최다 평균관중 기록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된 프로축구 K리그 무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사라져가는 엔데믹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에서의 16강 진출 덕분에 개막 전부터 관심도가 높았고, 관중 수로 이어가는 모습이다.
8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정규리그 33라운드의 3분의 1 지점인 11라운드까지 66경기가 끝난 현시점에 프로축구 K리그1 경기를 보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총 68만8439명이다. 경기당 평균 1만431명으로, 1만명 고지를 넘어섰다.
2018년 과거의 무료 티켓 등을 포함하지 않는 유료 관중으로 집계 방식을 변경한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운 2019년(8013명)보다 30%가량 늘어난 고무적인 수치다.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로 시야를 더 넓혀도 평균 관중 1만명은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큰 도전이다.
일단 경기력 자체가 좋아지면서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였고, 여기에 행운도 따랐다는 분석이다.
가장 넓게 수도권 팬층을 모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춘 FC서울이 대표적이다. FC서울의 경우 인기 가수 임영웅이 시축자로 나선 지난 4월 8일 대구FC전에 4만5007명의 관중이 입장하며 팬데믹 이후 국내 프로스포츠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이후에도 수원 삼성전(4월 22일·3만186명), 전북 현대전(5월 5일·3만7008명)으로 3경기 연속 관중 3만명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해냈다. 지난 5일 어린이날에는 비가 오는 악재에도 1일 예매를 시작한 첫날 오전에 곧바로 티켓 예약이 3만장을 넘어설 정도였다. 임영웅이라는 인기인과 어린이날이라는 특수 외에도 마케팅에 지속적으로 힘쓴 덕분이다.
FC서울 관계자는 "올 시즌 본격적으로 고객관계관리(CRM)에 신경 쓰고 있다"며 "지난 대구전 예매를 위해 홈페이지에 새로 가입한 사람들 중 40대 이상 여성을 '영웅시대(임영웅 팬클럽)'라 판단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할인 프로모션 이벤트를 펼치는 등 꾸준한 관객 몰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무료 입장 관객까지 모두 포함해 평균 관중 3만2000명 기록을 세운 바 있는 FC서울은 무료표를 제외하고도 계속해서 3만1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우승에 이어 올 시즌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 현대 역시 1만7000명이 넘는 관중을 모으며 좋은 축구가 관중을 불러 모은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한때 '축구특별시'로까지 불렸던 대전 하나 시티즌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2부 리그에 소속돼 평균 관중이 2271명에 그쳤다.
하지만 1부 리그로 승격되면서 공격 축구를 펼치며 1만4636명으로 이전보다 6배 이상 많은 관중을 동원하고 있다. 대전과 함께 지난해 1부 리그로 승격한 광주FC 역시 상위권 팀들을 만나도 물러서지 않는 축구로 주목받고 있다.
시설적인 측면 역시 중요하다. DGB대구은행파크를 홈으로 쓰는 대구FC는 성적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축구전용경기장을 무기로 삼아 홈팬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인천 유나이티드는 홈구장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최신식 LED 조명 시설을 설치했고, 포항 스틸러스 역시 홈구장인 포항스틸야드 그라운드 조명 시설을 메탈 할로겐에서 LED로 바꿨다.
한준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올 시즌 K리그 관중 증가 현상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경기력"이라고 단언하며 "2부 리그에서 올라온 광주와 대전 등도 특색 있는 축구를 펼치며 홈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등 시즌 초반부터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올라와 있다. 축구전용구장을 갖추고 시설을 개선하는 팀들 역시 그 보답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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