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각각의 계절·선재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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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권여선이 '아직 멀었다는 말'(2020) 이후 3년 만에 펴낸 소설집이다.
2021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기억의 왈츠' 등 일곱 편의 단편을 담았다.
권여선은 자신의 일곱번째 소설집인 '각각의 계절'을 통해 기억과 관계, 그에 얽힌 복잡한 감정들을 파고들며 한 시절과 인물들을 꼼꼼하게 들여다본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쓴 정지아의 단편 '말의 온도'는 이제는 나이가 들어 자신도 어머니가 된 딸의 시선으로 늙은 어머니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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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각각의 계절 = 권여선 지음.
소설가 권여선이 '아직 멀었다는 말'(2020) 이후 3년 만에 펴낸 소설집이다. 2021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기억의 왈츠' 등 일곱 편의 단편을 담았다.
권여선은 자신의 일곱번째 소설집인 '각각의 계절'을 통해 기억과 관계, 그에 얽힌 복잡한 감정들을 파고들며 한 시절과 인물들을 꼼꼼하게 들여다본다.
"직시하지 않는 자는 과녁을 놓치는 벌을 받는다."(단편 '사슴벌레식 문답'에서)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에는 왜곡과 미화가 끼어들 여지가 크지만 권여선의 인물들은 자기 합리화의 욕망을 꾹꾹 억누른 채 과거 자신이 저질렀을지 모를 과오를 천천히 그리고 집요하게 짚어간다. 과거를 직시하지 않으면 벌을 받기라도 할 것처럼.
소설집의 제목 '각각의 계절'은 수록작 '하늘 높이 아름답게'에 나온 "각각의 계절을 나려면 각각의 힘이 들지요"라는 구절에서 따왔다.
문학동네. 276쪽.
▲ 선재의 노래 = 공선옥 지음.
"그러나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은 날들은 언젠가는 끝나게 된다. 그것은 실제 상황이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면서도 부족한 것 없이 지내온 열세 살 선재에게 감당하기 힘든 일이 닥친다. 늘 곁에서 함께 할 것만 같았던 할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
할머니가 쓰러지던 날, 할머니에게 거짓말을 하고 장에 따라가지 않은 일이 선재의 마음을 짓누른다. 홀로 남은 선재는 장례를 치르고 할머니의 체취가 가득한 집으로 돌아온다.
'선재의 노래'는 할머니를 잃은 선재가 자신을 보듬는 마을 이웃들의 정에 힘입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전작들에서도 어려움 속에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청소년을 그린 공선옥은 이번에도 단단히 자라나는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살폈다. 청소년과 성인들이 함께 읽을 만한 성장소설이다.
창비. 176쪽.
▲ 끌어안는 소설 = 정지아 등 지음.
여든이 넘은 나이가 되어서야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이 뭔지 알게 된 어머니의 삶을 뒤늦게 이해하게 된 딸.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쓴 정지아의 단편 '말의 온도'는 이제는 나이가 들어 자신도 어머니가 된 딸의 시선으로 늙은 어머니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그 어머니는 자신의 삶은 뒤로 한 채 남편과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맞춰가며 살아야 했던 이 시대의 늙은 어머니들을 대변한다.
'끌어안는 소설'은 우리 시대의 사랑받는 작가 7명의 가족을 테마로 한 단편소설들을 엮은 선집이다. 수록된 일곱 편의 소설은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준다.
손보미의 '담요'는 록 밴드 콘서트에 갔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들을 둔 아버지의 이야기다. 상실감에 빠져 살던 아버지는 아들이 죽던 날 아들에게 건넸던 담요를 추위에 떨던 젊은 부부에게 건네며 타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상실감을 끌어안는다.
정지아와 손보미 외에 황정은, 김유담, 윤성희, 김강, 김애란의 가족을 소재로 한 단편소설이 수록됐다.
창비. 220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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