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0억 코인투자 논란 김남국, 억울하면 투명하게 다 공개하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감 능력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국민이 어느 지점에서 분노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듯하다. 지난 5일 의혹투성이인 60억원대 코인 투자 사실이 폭로된 후 8일까지 나흘 연속 그는 SNS에 유감이나 사과 표명 한 번 없이 일방적인 항변만 쏟아내고 있다. '내가 뭘 잘못했냐'는 건데, 일반적인 국민 정서와 너무 괴리가 크다. 이날 그는 "평생을 짠돌이로 살았기 때문에 서민코스프레 비판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회의원 당선 직후 8억원이던 재산이 올해 15억원이 됐으니 정말 그가 알뜰히 살뜰히 돈을 모은 건 틀림없어 보인다. 이걸 시비 삼는 게 아니다. 의무신고 대상 여부를 떠나 코인 자산이 60억원대인데 신고한 재산은 15억원이라면 재산신고를 제대로 한 게 아니다. 대한민국 상위 1% 슈퍼리치라는 사실을 은폐한 건 국민을 기망한 것이다. 그러고선 구멍 난 저가 운동화를 신고, 끼니는 라면으로 때우고, 편의점 아이스크림도 안 사먹는다며 정치후원금을 거둬들였다. 서민코스프레 비판은 당연하다.
나랏일로 바쁜 국회의원들이 개인적으로 투자할 시간이나 있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책임하에 투자를 하겠다면 말릴 수는 없다. 다만 하루 가격 등락 제한폭도 없이 돈 놓고 돈 먹기식 투전판이나 마찬가지인 가상화폐 투기는 생각해볼 문제다. 무엇보다 김 의원은 비트코인 등 대표 가상화폐보다 투기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큰 김치코인에 손을 댔다. 이렇게 위험한 코인에 그것도 수백만~수천만 원도 아닌 수십억 원대 돈을 집어넣는 건 결코 상식적이지 않다. 내부자 거래나 대선용 자금세탁 의혹이 제기되는 건 이 때문이다. '한동훈 검찰 작품' 운운하거나 '72억 자산가 김(건희)여사'를 소환하는 것도 옳지 않다. 본인이 떳떳하다면 굳이 남을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 김 의원은 모든 걸 실명계좌로 거래했기 때문에 다 드러난다고 했다. 그렇다면 SNS 말장난으로 시간을 질질 끌 필요조차 없다. 자금 출처와 코인 거래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의혹을 일거에 해소하면 될 일이다. 더 이상 국민들의 짜증을 유발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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