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산어린이정원 오염' 괴담, 미군 아이들은 어떻게 뛰놀았겠나
정부가 4일 개방한 '용산어린이정원'을 놓고 야당과 환경단체가 '중금속 오염설'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거세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른 주장이자, 혼란과 갈등만 부추기는 '괴담'에 가깝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정부가 미군기지 반환 후 추진 예정인 용산공원(90만평)을 조성하기에 앞서 대통령실 앞 터 9만평을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여가 공간'으로 만들어 개방한 곳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환경단체는 "작년에 오염 때문에 2시간만 있으라는 조건으로 개방한 땅이 포함된 지역을 15㎝ 흙을 덮어 다시 개방했다"며 "납, 수은 등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나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6개월 동안 3차례에 걸쳐 실내외 11곳에서 대기 중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모두 환경 기준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이 찾는 이태원과 삼각지공원, 국립중앙박물관 등의 오염도와 비슷해 어린이가 온종일 이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다이옥신이 발견된 일부 지역은 개방에서 제외하고, 벤조(a)피렌 등 환경호르몬 검출 장소도 콘크리트로 차단해 안전하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더구나 용산어린이정원은 개방 전까지 미군 장교와 가족들이 수십 년간 거주했던 장소다. 미군 자녀들이 최근까지 마음껏 뛰놀던 공간인데, 만일 중금속으로 뒤범벅됐다면 어떻게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었겠나. 용산기지 개방도 문재인 정부 때 결정된 사안이다. 문 정부는 2020년 8월 "용산기지를 시민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며 미군 장교 숙소 용지를 처음 개방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시 '환경오염'을 문제 삼지 않았다. 심지어 민주당은 이곳에 '10만가구 주택 건설' 공약까지 내걸었다. 그래 놓고선 이제 와서 '중금속 오염' 운운하며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고 있으니 기가 찰 따름이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사안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학과 사실은 팽개친 채 황당무계한 괴담부터 퍼뜨리는 것은 정치 선동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기형 물고기' '사드 전자파 참외' '광우병 쇠고기 뇌숭숭' 등 툭하면 괴담을 유포해 불신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행태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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