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신년 이어 취임 1년 기자회견도 안 한다

유설희 기자 2023. 5. 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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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관계자 “전임 정부 모두 안 했다”
신년 기자회견도 안 해 ‘소통 부족’ 지적도
윤석열TV엔 ‘대통령의 약속’ 1년 행보 담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는 오는 10일에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의 연례 행사로 자리잡은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도 건너뛰었다. 지난 1년간의 국정 운영에 대해 기자가 국민을 대신해 묻고 윤 대통령이 답하는 소통의 기회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10일 예정된 취임 1주년 행사의 방향성에 대해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문화행사가 있긴 하지만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가급적이면 검소하고 실용적으로 일상을 챙기면서 앞으로의 4년을 설계하는 분위기로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역시 통화에서 “국민 경제가 어려운 만큼 간소하게 보낼 예정”이라며 “저희 취임 1주년보다 국민 민생 챙기기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파인그라스 정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깜짝 오찬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여부에 대해 “이번 취임 1주년에 기자 간담회나 회견을 안 하느냐, 그런데 한번 생각을 해 보려고 그런다”며 확답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저도 우리 용산 스태프(직원)한테 취임 1주년을 맞아서 뭐를 했고 뭐를 했고 하는 그런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해 놨다”며 “여러분과 그냥 이렇게 맥주나 한잔하면서 얘기하는 그런 기자 간담회면 모르겠는데 무슨 성과 이래 가지고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 척하는 그런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취임 1년간 공식 기자회견은 취임 100일 때가 유일하다. 윤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지 않기로 무게를 둔 이유 중 하나는 상당수의 전임 정부들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모두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은 1968년 박정희 정부가 도입한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거르지 않았던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기에 경우가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는 대국민 소통 기회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를 열었다는 점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찬간담회는 노트북 등 취재도구를 지참하지 않는 기자들이 윤 대통령 및 참모들과 여러 테이블로 나뉘어 앉아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는 친교 자리에 가까웠다. 윤 대통령 발언을 기자들이 일방적으로 들을 뿐 자유롭게 질문을 하기는 어려웠다. 기자들의 질문과 윤 대통령의 답변이 생중계되는 쌍방향의 공식 기자회견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4월6일 신문의날 행사에서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라며 “앞으로도 민심을 가장 정확히 읽는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위한 대통령의 약속’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윤 대통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윤석열TV’에 공개했다. 안보·공정·국익·미래·국격 등 5개 분야로 구성된 영상에는 윤 대통령의 약속과 이를 지키기 위한 1년간의 행보가 담겼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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