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팬데믹은 다시 온다
'이제 해가 뜬다/그리고 난 모든 게 괜찮다고 말해/정말 춥고 외로운, 긴 겨울이었어.'(비틀스, Here comes the sun)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한 병원이 팬데믹 초기 코로나19를 이겨내고 퇴원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준 비틀스의 노래다. 가사대로 코로나란 춥고 외로운 겨울을 지나 보내고 햇빛을 맞이한 이들을 축복하면서다.
이제 이 노래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들려줘도 될 듯하다. 지난 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40개월 만에 코로나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했다. 하지만 봄이 지나면 겨울이 오듯이 팬데믹도 언젠가 다시 닥칠 수밖에 없다. 향후 감염병 발병 주기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코로나 기간의 방역정책 공과를 살펴보는 게 중요한 이유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팬데믹에 대응 가능한 방역체계를 미리 마련해둘 필요성이 있다.
팬데믹이란 겨울을 준비하며 손봐야 할 대표적인 방역정책은 사회적 거리두기다. 코로나 기간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인원과 시간을 들쭉날쭉 제한했다. 충분한 근거도 없이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9인 이상, 11인 이상 금지로 바뀌었다. 제한 시간도 오후 9시에서 10시로, 자정으로 변화무쌍했다. 원칙 없이 지나치게 장기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들의 피로감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물리적 거리두기'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한 공간에 적절히 모일 수 있는 최대 인원을 20명이라고 가정해보자. 지난 거리두기 체계라면 이 공간에 4명씩 6~7팀이 모여도 제재할 수가 없다. 이보다는 20명으로 된 한 팀이 모이더라도 한 공간에 모이는 전체 인원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앞으로는 팬데믹이 오더라도 짧으면 한 달, 길어도 두세 달 안에는 거리두기를 끝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단 사회적 거리두기뿐만이 아니다. 백신·마스크 의무화 조치 등 다른 방역정책들의 공과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햇빛이 내리쬐는 지금 착실히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겨울을 덜 외롭게, 덜 춥게, 덜 길게 보낼 수 있다.
[신유경 벤처과학부 softs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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