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피란민 1300만명 중 550만명 다시 집으로…"안전한 곳 없더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떠났던 피란민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 7일 뉴욕타임스(NYT)는 국제이주기구(IOM)를 인용해 지난해 2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피란길에 올랐던 1300만명 가운데 550만명이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란민들은 수도 키이우와 드니프로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전선 근처의 도시와 마을로도 돌아가고 있습니다.
피란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안전한 곳이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의사인 나탈리아 메드베디에바 씨는 전쟁 초기 아들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가기 위해 전선 근처인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를 떠나 서쪽으로 갔지만 몇달 뒤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안전한 곳은 없다"며 "그러니 평소처럼 살아가는 게 낫다"고 말했습니다.
수의사인 빅토리아 페리데리 씨 역시 "우크라이나에는 안전한 곳이 없다"며 "우만을 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중부에 있는 우만은 지난달 28일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25명이 숨졌습니다.
일자리와 집세 등 경제적 어려움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메드베디에바 씨는 많은 사람이 고향을 떠난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나는 일을 해야 한다. 나도 내 삶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를 떠났다가 돌아온 한 시민은 지금보다 더 안전했던 파블로그라드의 집세를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전선 근처에 있는 포크로우스크는 전쟁 직후 3만명까지 인구가 줄었으나 지금은 5만 7천여 명으로 다시 인구가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난 건 아닙니다.
최근 러시아군은 동부 포크로우스크로부터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마린카까지 밀고 들어왔습니다. 두 나라간 전선이 피란민들에게 가까워지고 있는 겁니다.
전선으로 향하는 군 수송대를 보는 것도 일상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전선 근처 도시로 돌아온 우크라이나 사람 그 누구도 전쟁이 금방 끝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과 관계없이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삶이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을 우크라이나인들이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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