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기시다 ‘과거사’ 언급에 “12년간 냉각 생각하면 중요한 진전”[종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대통령실은 지난 7일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과거사 발언’에 대해 “물론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지난 12년 동안 냉각된 관계를 생각하면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기시다 총리는 한국 정부의 요청이 아니라 스스로의 정치적 결정을 위해서 과거사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고통을 입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기시다 총리의 방한으로 한일관계가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며 “12년간 냉각됐던, 특히 지난 정권에서 사실상 방치되고 단절됐던 한일 정상 간에 셔틀 외교가 복원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군사안보, 경제안보, 첨단산업, 과학기술, 청년 교류, 문화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시작되고, 일부는 본격화되고 있단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또 “윤석열 정부 들어서 추진한 가치 중심 외교가 이제 성과를 얻어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며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일본 방문 전에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식을 결단하고 한일 간에 과거사에 대해서도 전향적 입장을 밝히면서 국내 비판 여론이 있었지만 결국 이로 인해 한일 관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에서 주도권을 쥔 측면도 있고, 이것은 다시 미국을 움직였고 미국 국빈 방문에서 워싱턴 선언이라는 한미 핵 방위 공동선언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라며 “기시다 총리가 한일 미래 협력 관계를 위한 노력에 호응함으로써 한일관계, 한미일 관계는 앞으로 더 견고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 대변인은 또 “기시다 총리 방한으로 한일 양국 국민의 마음이 조금 더 열렸다”며 “지난 3월 도쿄 방문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 국민의 마음을 얻었다면, 이번 회담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우리 한국인의 마음을 열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이 시작됐다는 것을 보여준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관련 우리나라 전문가들의 시찰, 그리고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한일정상이 공동참배하는 것, 이런 것도 의미 있는 진전으로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한일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사죄’나 ‘반성’ 등 구체적인 언급 없이 “저도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수많은 분들이 매우 힘들고 그리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에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일본 정부에 이러저러한 요구를 한 적은 없다”면서도 “다만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해 만약에 기시다가 방한한다면 거기에 대해 기대하는 일본의 여론이 있을 거고, 한국의 여론 있을 거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있을 것이다. 그런 걸 잘 참작해서 기시다 정부에서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에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기 전에 제3자 변제 방식을 결단하거나 과거사에 전향적 입장을 밝혔을 때도 일본 정부의 요청에 의해 한 것이 아니다”라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 정부가 최소한 이 정도 조치는 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대통령이 한 것이고 기시다 총리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 검증을 위한 한국 시찰단 파견과 관련해 “이제 합의가 됐기 때문에 시찰단을 어떻게 구성해서 언제 가느냐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도 결정하고 일본하고도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어떤 현상을 놓고 볼 때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건 과학”이라면서도 “정서적 측면도 분명히 있는 건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과학적으로도 검증돼야 하고 국민 정서도 중요하다”며 “이번 시찰단 방문과 관련해서 그런 점을 함께 고려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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