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인권변호사 ‘광주인권상’ 철회하라”…중국총영사 5·18기념재단 항의 방문
장청강(張承剛) 주광주중국총영사가 홍콩에서 활동하는 인권변호사가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에 반발해 5·18기념재단을 항의 방문했다.
장 총영사는 8일 오전 11시 영사관 직원 2명과 함께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을 찾았다. 장 총영사는 ‘2023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홍콩의 인권변호사 초우항텅(鄒幸彤)이 선정된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전하기 위해 5·18기념재단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총영사는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 등을 비공개로 40여분간 면담하고 돌아갔다. 이자리에서 장 총영사는 초우항텅에 대한 ‘결자해지’를 언급하며 5·18기념재단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 총영사는 “초우항텅은 평화 집회가 아닌 폭력 시위를 주도한 범죄자다”라며 “중국의 체계를 위협해 현재 구금 중인데 상을 주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5·18기념재단이 인권상 수상자를 선정했으니, 책임을 지고 다시 검토해 달라”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초우항텅은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 부의장으로 1989년 텐안먼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를 주최해 왔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인 2021년 6월에도 집회를 주도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무단 집회에 참여했다는 혐의로 검거됐다.
초우항텅은 15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데 2021년 9월 체제전복 선동 혐의로도 기소돼 10년 징역형이 추가될 위기에 처해있다.
5·18기념재단은 장 총영사의 항의에 “민간단체가 수여하는 상을 국가가 막아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하며 인권상 수상 취소 요구를 일축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해당 국가 체제에 대한 반대 입장이 아닌 인권의 영역”이라며 “중국 정부에서 광주인권상을 포용적으로 바라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의견을 모아 인권상 수상자를 선정한 만큼 취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 광주인권상 시상식은 오는 18일 오후 7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다. 구금된 초우항텅을 대신해 대리인이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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