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단단해진 한일… 中 `배터리 굴기` 맞선다

박한나 2023. 5. 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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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배터리 종주국인 만큼 한일 관계가 개선이 되면서 한일 배터리업체간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한국과 일본 모두 광물 빈국이지만, 일본은 광물 자체가 채굴되는 나라인 만큼 일본에서 광물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라며 "경쟁체제지만 CATL, BYD 등 중국은 자국 공급망으로 독주하고 있어 한국배터리 3사와 파나소닉의 기술 협력 등으로 국제 표준을 만들어간다면 중국의 주도권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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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 개선
日 소재·韓 완제품 기술력 합쳐
中 CATL 등 독주 견제 나설 듯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경제6단체장 면담을 마치고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일본은 배터리 종주국인 만큼 한일 관계가 개선이 되면서 한일 배터리업체간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한일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특히 배터리 사업에서 협력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배터리 완제품의 기술력과 일본의 소재 기술력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배터리 산업을 육성한 일본은 완제품 점유율에서는 밀리고 있지만, 소재 쪽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배터리 안전성의 핵심인 분리막의 경우, 세계 1위 업체가 아사히카세이다. 아사히카세이를 비롯해 도레이, 더블유스코프 등 일본업체들의 세계 분리막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다.

또 일본과의 광물 공급망 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본이 2010년대 중국과의 희토류 분쟁을 계기로 광물 자원의 지역 편재성과 중국 의존도에 대한 위험을 인지, 리스크 해결에 대해 수십년간 고민해온 만큼 공급망 구축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예로, 일본은 1983년 '희귀금속 비축제도'를 실시해 국가와 기업이 각각 희귀금속 34광종을 일본 자국 소비량 기준 약 2달분에 해당하는 광물을 비축하고 있다. 광물 자원의 품귀 현상이 일어날 시 비축량으로 이를 해결하는 수순이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공급망에 대한 개념 자체는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뛰어나다"며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양극활물질이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전구체 등 일부를 이미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다양한 방식의 공급망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광물과 부품 요건의 공동 대응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당초 일본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아 배터리 핵심광물 요건에 따른 보조금을 지원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일본은 자국내 광물 생산이 가능하단 점을 부각해 미국과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망간 등 전기차용 배터리 부품에 탑재되는 핵심광물에 수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내용을 골자로 한 광물 공급망 협약 체결에 성공했다. 협약에 따라 일본 내에서 채굴·가공된 광물을 사용한 일본산 전기차 배터리는 미국 IRA상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한국과 일본 모두 광물 빈국이지만, 일본은 광물 자체가 채굴되는 나라인 만큼 일본에서 광물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라며 "경쟁체제지만 CATL, BYD 등 중국은 자국 공급망으로 독주하고 있어 한국배터리 3사와 파나소닉의 기술 협력 등으로 국제 표준을 만들어간다면 중국의 주도권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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