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학교가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목도나루학교 봄 학기를 마치며①

이민아 2023. 5. 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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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교육청이 단재고의 개교를 1년 연기하면서 충북의 대안교육 방향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목도나루학교의 봄 학기 교육과정 평가회 이야기를 전합니다.

교사가 습득한 지식을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교과서 밖의 질문과 대답을 학생 스스로 찾는 것이 목도나루학교의 교육 과정의 특징입니다.

지난 달 28일, 목도나루학교에서는 봄 학기 교육과정 평가회가 열렸습니다.

목도나루학교의 교육과정은 그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자 계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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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교육청이 단재고의 개교를 1년 연기하면서 충북의 대안교육 방향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목도나루학교의 봄 학기 교육과정 평가회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난 3월 충북 괴산에 개교한 목도나루학교는 대한민국 최초 공립 기숙형 청소년 인생학교입니다.

교사가 습득한 지식을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교과서 밖의 질문과 대답을 학생 스스로 찾는 것이 목도나루학교의 교육 과정의 특징입니다.

‘만남, 대화, 도전’이라는 모토 아래 1년의 여정을 시작한 24명의 학생들은 두 달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그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배움’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 배움의 정원에 씨앗 뿌리기

3월 24일 진행된 배움계획 공유회 모습

‘주어진 질문과 정해진 대답이 아니라 깊게 생각해서 답을 찾는 과정을 배우고 싶다’

‘휴대폰 중독과 늦잠에서 벗어나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나 자신을 돌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소심하고 솔직하지 못한 내가 아니라 보다 당당하고 자신있는 내가 되고 싶다’

새 학기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1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학생들이 직접 바람과 다짐을 적어 발표한 내용입니다.

‘배움’에 대해 진지한 자세부터 ‘어제보다 나은 나’를 꿈꾸는 학생들의 고민이 묻어나는데요.

고등학교 1학년이라고 하기에는 성숙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봄, ‘배움의 싹’이 움트는 시기

“재미있었고, 의미 있었고 가장 열심히한 학기였다”

“배움의 정의가 달랐다, 짧은 시간 동안 의미있는 배움을 얻어갈 수 있을까.”

지난 달 28일, 목도나루학교에서는 봄 학기 교육과정 평가회가 열렸습니다.

학생들이 돌아가며 세 개의 키워드로 한 학기를 보낸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학생들에게서 가장 많이 공통적으로 나온 단어는 ‘재미’와 ‘배움’이었습니다.

‘1년짜리 학교에서 애들이 뭘 그렇게 배울 수 있을까’, ‘입시 준비를 안 하고 다른 걸 배운다고?’ 의구심 가득했던 출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든 생각은 ‘이미 절반은 성공했다’였습니다.

일단, 아이들의 입에서 ‘배움’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나온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죠.

자연히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라는 물음으로 이어졌습니다.

■ 목도나루학교에서는 이렇게 배웁니다

학창시절 공부가 지겹고 힘들 때면 ‘학교를 왜 다녀야 하나’, ‘이걸 배우면 사회에 나가서 써먹을 수 있을까’ 의문을 가져본 적 있을 겁니다.

목도나루학교의 교육과정은 그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자 계획됐습니다.

나와 세상, 그리고 연관 관계를 이해하는 인문학 수업과 텃밭을 직접 일구는 삶의 기술, 외부 선생님을 초빙해 연극을 배우는 예술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학생들이 생활기술 시간 조성한 텃밭, 콩과 텃밭이 자라나고 있다.

일반고에 비해 시수는 적지만 보통 교과도 배웁니다.

'수업 방식이 일반 교실에서 배우던 것과는 전혀 달라 흥미로웠다’고 한 학생은 말했습니다.

예를들면 국어 시간에는 ‘사랑에 대해 알고 싶은 것들’이라는 주제로 관련된 소설을 읽고 질문을 만들고, 비평하기와 에세이 쓰기 등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됩니다.

물론, 이 낯선 교육과정이 힘들고 피곤했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짚어주는 핵심을 그대로 습득하는 방식이 아닌 스스로 질문을 생각해내고 이야기하는 과정이 주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목도나루학교에서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으로 수업과 생활 전반이 이루어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런 방식을 ‘목도나루식 대화법’이라고 부르며, 생활 전반에서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목도나루식 대화법’은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한 학생이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싶다’고 말하면, ‘규칙적이지 않으면 좋은 사람이 아닌가’하는 질문이 따라오는 식이죠.

봄학기를 마무리하며 학생들이 토론한 내용을 정리한 것

한 학생은 "이런 식의 대화가 다소 충격적이었다"며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질문이 계속 나와서 처음에는 대답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1년 동안 많은 걸 얻어가고 성장하려면 적극적으로 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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