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다큰 자식 뒷바라지까지"…생계형 취업 몰리는 베이비부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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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거주하는 박모씨(63·여)는 최근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관련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박씨는 2년 전만 해도 강릉 시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사장님이었지만, 트렌디한 레시피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식당에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인 데다, 유례없는 전염병 사태가 덮치면서 결국 식당 문을 닫았다.
실제 '5060'의 부모세대라 볼 수 있는 강원지역 70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2월 기준 23만30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15% 이상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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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세대 혼인율도 급감…"중장기 대책 수립 필요"
(강릉·춘천=뉴스1) 윤왕근 기자 = 강릉에 거주하는 박모씨(63·여)는 최근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관련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박씨는 2년 전만 해도 강릉 시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사장님이었지만, 트렌디한 레시피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식당에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인 데다, 유례없는 전염병 사태가 덮치면서 결국 식당 문을 닫았다.
박씨는 남편과 함께 시골집을 얻어 귀촌했지만, 갑자기 수입이 줄어든데다 서른이 훌쩍 넘은 아들은 결혼할 생각을 않고 있고, 둘째아들의 공무원 시험 합격 소식도 들리지 않아 쉽사리 뒷바라지를 놓지 못하고 다시 일거리를 찾아 헤메고 있다.
박씨처럼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로 불리는 강원지역 5060세대들에게 어버이날은 즐거운 날이 아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주민등록상 강원도 총 인구수는 153만4067명이다. 그중 베이비부머 세대에 해당하는 50~69세 인구는 53만1447명으로 전체 인구 34%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 베이비부머들은 강원도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탓에 젊어서부터 고령층에 진입할 때까지 부모를 돌본 세대다. 실제 '5060'의 부모세대라 볼 수 있는 강원지역 70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2월 기준 23만30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15% 이상을 차지한다.
이제 고령층이 된 베이비부머 세대는 취업과 보금자리 마련에 허덕이는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있는 '8090' 세대의 부모이기도 해, 자녀 뒷바라지를 위해 쉽사리 일손을 놓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지역 60세 이상 경제활동 인구는 26만3000여명으로 경제활동 참가율은 55%다.
지난해 도내 20대(20~29세) 경제활동인구(9만6000여명)와 30대 경제활동 인구(12만여명)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60세 이상 결제활동 참가율 역시 경제활동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60.1%), 제주(59.5%), 경북(56.2%), 충남(56.0%), 전북(56.0%) 등과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들도 어느덧 나이가 들어 손주의 재롱을 보며 봉양을 받아야 할 나이가 됐지만, 자녀들은 결혼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혼인 건수는 557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 5622건보다 50건 감소한 수치이자,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97년(1만1279건)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실제 올초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이 발표한 '강원도 여성 노인 1인가구의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강원 고령인구 10명 중 5명(46.9%)는 현재 본인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준비할 능력이 없다'가 62.3%로 가장 많았다.
또 2021년 강원도 기초생활수급자 10명 중 4명(42%)은 노인으로 17개 시도 중 전남 다음으로 2번째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같은 해 강원 고령층 연금수급률(노령‧장애‧유족)은 43.9%로 전국 시도에서 가장 낮았다.
2021년 기준 안정적 생활을 위한 필요 수입은 1인당 130만원(부부 210만원)이지만, 강원 고령층 10명 중 4명(42.3%)은 월평균 가구소득이 100만원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조사에서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은 "강원 고령층은 낮은 노후 준비율과 공적연금 소득이 취약해 생계형 취업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급변하는 복지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인인구 특성별·정책분야 기능별 중장기 종합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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