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처럼 죽지않는 ‘항노화 약물 후보물질’ AI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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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노화를 일으키는 체내 작용과 싸우는 약물 후보물질들을 발견했다.
80만개 이상의 화합물을 분석해 추려진 이들 물질은 주변 환경의 방해에도 마치 '좀비'처럼 살아남아 항노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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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노화를 일으키는 체내 작용과 싸우는 약물 후보물질들을 발견했다. 80만개 이상의 화합물을 분석해 추려진 이들 물질은 주변 환경의 방해에도 마치 ‘좀비’처럼 살아남아 항노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현재 연구되고 있는 항노화 화합물 중 임상시험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물질”이라고 자신했다.
8일 과학계에 따르면 제임스 콜린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연구팀은 심층 신경망(DNN) 기반 AI모델을 통해 섬유화, 염증, 암과 같은 노화와 관련한 작용을 억제하는 화합물 3개를 발견하고 연구 결과를 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발표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에도 쓰인 DNN은 인간의 신경망을 모방해 여러 개의 가상 신경이 방대한 자료를 축적, 분석하는 머신러닝 기법이다.
노화 관련 작용을 억제하기 위해선 노화작용과 관련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죽여야 한다. 유전자 제어를 통해 특정 세포를 죽이는 것을 ‘아포토시스’라고 한다. 앞서 학계에서는 아포토시스를 일으키는 화합물이 몇 가지 개발됐지만 유전독성에 취약하다는 단점 등이 있었다.
연구팀은 체내 주변 환경에 견딜 수 있는 화합물을 찾기 위해 AI를 활용했다. 먼저 심층 신경망을 통해 AI가 세포의 노화를 일으키는 활동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학습을 실시했다. 이렇게 학습된 AI 프로그램을 사용해 세포의 노화 작용을 억제할 수 있는 화합물을 선별하도록 했다.
AI는 80만개의 후보물질 중 3개의 후보물질을 제시했다. 분석 결과 이 후보물질들은 먹어서 섭취해도 항노화 작용이 유지됐으며 적혈구를 파괴하거나 유전독성을 일으키지 않았다. 기존 항노화물질과 달리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효과를 유지한 것이다.
이 후보물질들은 동물실험에서 노화작용을 억제하는 것이 확인됐다. 인간으로 치면 80세에 해당하는 생후 80주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한 결과 신장에서 노화작용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노화를 억제하는 가장 유망한 치료법은 항생제가 정상세포를 해치지 않고 박테리아를 죽이는 것처럼 노화에 관련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AI가 발견한 화합물은 이같은 원리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신체에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콜린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가 노화를 해결하는 치료법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후속 연구에선 이 후보물질이 세포에 어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가에 대해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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