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우크라이나 전쟁 출구 모색하나···“우크라 대공세 성과 나오면 휴전협상, 중국 역할도 기대”
서방 측에서 중국의 도움을 받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에 데려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봄철 대반격을 통해 영토 일부를 회복할 경우 휴전 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관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의 개입에 매우 회의적이었던 서방, 특히 미국의 생각에 변화가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 고위 관리들은 WSJ에 우크라이나가 봄철 대반격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경우 백악관이 협상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반격을 통해 우크라이나 남부 영토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 관리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앞으로 몇 달 안에 휴전협상이 적절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협상론이 제기되는 것은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서방의 군수 산업은 자국 방위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동시에 담보하기에 충분한 생산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백지수표’식 우크라이나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우크라이나 지원을 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휴전협상과 관련해 프랑스와 독일은 중국을 협상 서명국 중 하나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 3일 워싱턴포스트 포럼에서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추구할 준비가 된 영향력 있는 국가들이 있다면 우리는 환영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그러한 노력에서 역할을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월 파리에서 협상을 권유하자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여해야만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이날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위기가 전환점에 접근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이제 중국이 협상에 뛰어든 만큼 올해 말까지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휴전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에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4일 의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분쟁 종식 협상에 별 관심이 없으며 시간이 지나면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약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인스 국장은 푸틴 대통령이 협상에 동의한다면 그것은 향후 공격을 위해 군대를 재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9일 전승절을 앞두고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남부 오데사와 헤르손,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등에서 폭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알리는 공습경보와 폭발음이 잇따랐다. 남부 헤르손주에서는 6명이 사망했다. 남부 미콜라이우주에서는 건물 한 채가 파괴됐다. 북동부 하르키우주에서는 주차장에 미사일이 떨어져 최소 5명이 다쳤다. 지난 6일에는 헤르손 지역에서 지뢰 제거 작업에 관여하던 폭발물 전문가 9명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전승절을 앞둔 러시아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는 전승절에 맞춰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파괴 공작)와 테러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드론(무인 항공기) 사용을 금지하고 위성항법장치(GPS) 신호에 대한 전파 방해를 시작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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