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전쟁 중인데”…우크라 피란민 절반 다시 집으로 온 까닭
지난해 2월 24일 시작된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 3분의 1가량인 1300만명 이상이 조국을 떠났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부터 피란간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점차 고향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으며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이 가운데 550만명 이상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 갔다.
수도 키이우는 물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접경지 근처 작은 도시에도 피란민들의 귀향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도 많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조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은 일자리, 돈 부족 등 현실적 문제와 함께 이제는 전쟁 이전의 삶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광부의 도시’로 불리는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가 대표적이라고 NYT는 전했다.
주민 대부분이 광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 도시는 약 5만명의 인구가 있었지만 전쟁 직후인 지난해 봄 3만명으로 급감했다.
전쟁이 시작되면서 2만여명 피란길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존 주민 뿐 아니라 마리우폴 등 다른 지역 주민까지 이곳으로 오면서 인구는 전쟁 이전보다 많은 5만7000명에 이른다.
유령도시 같았던 포크로우스크는 이제 아이들이 뛰어 노는 등 북적이면서 활기를 되찾았다고 NYT는 소개했다.
피란을 갔다가 얼마 전 아들과 함께 이곳으로 돌아온 의사 나탈리아 메드베디에바는 “전쟁은 여전히 벌어지고 있고 우크라이나에는 안전한 곳이 없다. 이제 그냥 살아가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포크로우스크 내 한 작은 기차역에서 일하는 엔지니어 파벨 루디에우는 “고향은 모든 것이 익숙하고, 아는 사람이 있고, 친구가 있는 곳”이라면서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물론 이들은 여전히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다. 포크로우스크는 전선에서 불과 약 48㎞ 떨어져 있다. 폭격 등으로 인한 소음이 늘 도시 곳곳에 울려 퍼진다.
최근에는 러시아군이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마린카 등까지 밀고 들어오면서 전선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포크로우스크로 돌아온 우크라이나인 그 누구도 전쟁이 금방 끝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NYT는 전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전쟁과 상관없이 삶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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