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서 뛴 적도 없는 명장 시메오네가 우승 행사에 함께한 이유는?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명장인 디에고 시메오네(53·아르헨티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 감독이 이탈리아 나폴리를 찾았다. 1989-1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른 나폴리의 우승 세리머니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나폴리는 8일(한국 시각) 홈 구장인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피오렌티나전을 치르고 성대한 우승 행사를 열었다.
시메오네는 현역 시절 인테르(1997~1999)와 라치오(1999~2003) 등의 이탈리아 클럽에서 활약했지만, 나폴리에서 뛴 적은 없다. 지도자 역시 나폴리에선 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나폴리에 등장한 이유는 아들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시메오네 감독의 장남 지오반니 시메오네(28)는 이번 시즌 나폴리에서 주로 후반 교체로 나오는 ‘조커’로 활약했다. 엘라스 베로나 소속인 그는 임대로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지난 1월 로마와 20라운드까지 8골(챔피언스리그 등 포함)을 터뜨리며 65분당 1골을 뽑아내는 극강의 효율을 자랑했다. 하지만 근육 부상 등에 시달리며 더는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지오반니는 “시간이 지날수록 나폴리와 사랑에 빠졌다”며 “아버지가 나를 축하하기 위해 깜짝 방문했는데 내가 스쿠데토(작은 방패란 뜻으로 세리에A 우승 트로피의 별칭)를 차지한 것을 부러워하더라”고 말했다.
시메오네의 차남 지안루카(25), 삼남 줄리아노(21)도 축구 선수다. 지안루카는 올 시즌 기록이 없고, 줄리아노는 스페인 2부 사라고사에서 9골로 활약 중이다.
장남의 우승을 부러워한 시메오네도 현역 시절 스쿠데토를 거머쥔 적이 있다. 그가 주로 활약한 클럽은 ATM과 라치오로, ATM 소속으로 1995-1996시즌 라 리가 우승, 라치오 유니폼을 입고 1999-2000시즌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시메오네는 센추리클럽(106경기 11골)에 들 만큼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1990년대 아르헨티나의 중원을 책임졌다.
축구 팬들에겐 잉글랜드 수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퇴장을 유발한 1998년 프랑스월드컵 16강전이 기억에 남아 있다. 시메오네가 베컴을 거칠게 밀어 쓰러뜨리자 베컴이 흥분해 뒷발로 시메오네를 걷어차면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 경기에선 아르헨티나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를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시메오네는 ‘좋은 선수는 좋은 감독이 되지 못한다’는 말을 비웃듯 지도자로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1년부터 ATM을 맡아 스페인 라 리가 2회,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2회, 코파델레이 1회 등 8개의 우승컵을 들며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양분하는 스페인 축구에 큰 균열을 가져왔다.
시메오네의 ATM은 오는 7월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K리그 올스타팀과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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