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과거 불편 빨리 털어야…한일 함께하면 얻을것 많아"(종합)
경제단체장들 "日정부, 한일 기업간 교류 지원해달라"
최태원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는 필연…시너지 잠재력 수치화 목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이슬기 이승연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8일 "과거에 불편한 것들을 빨리 털고 가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가서 얻을 것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방한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한국 경제6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양국의 상호 이해와 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한일 간 협력에 있어 기업이 먼저 나서 협력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경제단체장들은 양국 경제 협력 활성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일 기업 간 교류에 일본 정부가 적극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는 45분가량 비공개 티타임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경제6단체장이 참석했다.
한일경제협회장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도 함께했다.
'과거에 불편한 것들을 빨리 털자'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과 맞물려 일본 정부 측 인사들은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평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본 정부 인사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서의 인기 하락을 감수하고 결단을 내려 일본이 선수를 뺏겼다. 한 방 먹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간담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상호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이므로 미래를 향한 발전적 관계가 필연적"이라며 "일본 기업인이 한국을 많이 방문해서 협력할 수 있도록 기시다 총리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또 "대한상의는 3월 한일정상회담 이후 반도체, 배터리, 모빌리티, 벤처, 에너지 등 분야에서 양국 기업인 간 협력 논의를 추진 중"이라며 "미래협력 시너지의 잠재력을 숫자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자열 무역협회장은 "경제 안보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에서 한일 양국은 해외 자원 공동 개발 및 핵심 전략물자의 공급망 협력을 통한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지리적 인접성을 활용해 수소 등 에너지 신기술 개발이나 생산·공급 협력 또는 제3국 공동진출을 추진해야 한다"며 양국 기업의 전략적 협업 추진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건의했다.
또 참석자들은 미국 주도로 진행 중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응 필요성, 한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 간 우호적 관계 유지 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한일 양국의 원자재 공동개발, 공급망 안정화, 제3국 공동진출, LNG(액화천연가스) 공동구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틀의 경제 협력 방안이 간담회 소재로 다뤄졌다고 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전날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고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 소부장 기업 간 공조 강화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협력 방안까지는 거론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동맹' 등에 대한 질문에 "그런 디테일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며 "경제 협력과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 관련된 전체적인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앞으로 한일관계가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간담회 참석 전에 기자들과 만나 전경련과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 함께 설립하기로 한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과 관련해 "일본 쪽에서 청년 기금을 위한 운영위원회를 제안했다"며 금주 중 일본을 방문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오는 10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미래 파트너십 기금 진행 상황과 향후 운영 방향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연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1박 2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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