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깜짝 실적 달리는 빅테크…네이버·카카오 주가는 왜 이래?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연이은 깜짝 실적으로 주가가 크게 반등하는 동안 국내 플랫폼 대표주 NAVER(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연일 제자리 걸음이다. 깜짝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 주가는 급반등했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반토막이다.
빅테크 기업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주가 대비 실적 수준) 부담과 내수에 한정된 사업구조, 수급 소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카카오 펀더멘털이 바닥을 확인한 만큼 올해 하반기에는 주가 개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코스피 시장에서 NAVER는 전일 대비 1만900원(5.56%) 오른 20만7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는 급반등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23.6% 증가한 2조2804억원, 영업이익은 9.5% 늘어난 33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이 예상한 영업이익 전망치 3071억원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잉여현금흐름 15~30%의 현금배당과 매년 1%씩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날 깜짝 반등에도 주가는 여전히 고점(2021년 7월26일 46만5000원) 대비로 절반 이하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둔화 우려에 주가는 고점에서 저점(2022년 10월13일 15만5000원)까지 66.7% 하락했는데 반등폭은 30%에 그쳤다. 올 초부터 지난 4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10.5%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11.8%)보다 못하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는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 감소한 711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1227억원)를 한참 하회했다. 주가는 고점(17만3000원)에서 저점(4만6500원)까지 73% 급락한 이후 제대로 된 반등 없이 옆으로 기는 중이다. 올해 주가 상승률 역시 7.7%에 불과하다.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과 비교하면 성과는 더 초라하다. 연초부터 연이어 깜짝 실적을 발표한 빅테크 기업들은 주가도 크게 반등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연초 이후 주가 수익률은 △메타 플랫폼스 93.4% △애플 33.6% △마이크로소프트 29.5% △아마존 25.8% △구글 19.7%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장세에서 네이버, 카카오는 국내 대표 성장주로 꼽히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 주가와 같은 흐름을 보였다. 긴축 국면에서 주가가 하락하는 흐름도 같았다. 하지만 최근 주가 흐름이 달라진 이유로 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우선 밸류에이션 부담이다. 유동성 장세에서 성장주들이 고평가 받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카카오의 PER(주당순이익비율)는 2020년 최고 234배에 달했고 주가가 고점을 찍었던 2021년에도 54배를 기록했다. 네이버 역시 2020년 PER는 최고 55.6배를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의 12개월 전망 PER는 각각 28배, 44.4배로 20~30배 수준인 글로벌 빅테크 대비 여전히 높다.
시장이 내수에 한정돼 있다는 단점도 있다. 주요 캐시카우인 광고 사업 뿐 아니라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AI(인공지능)에서도 목표 시장이 국내냐 글로벌이냐에 따라 밸류에이션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국내 플랫폼 업체들은 글로벌 빅테크 대비 고평가됐을 뿐더러 접근가능시장도 한정적"이라며 "네이버, 카카오가 초거대 AI 모델을 구축해 한국형 챗GPT를 선보인다고 하지만 한국어 AI 서비스와 영어 AI 서비스는 시장 규모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순환매 장세에서 소외된 것도 주가 부진의 요인이다. 2차전지가 주도주로 부상하는 가운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돌아가며 한 번씩 급등했지만 그 자리에 인터넷은 없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여러 우려 요인들이 해소되며 주가도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선 네이버는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만큼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는 한층 덜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인수한) 포쉬마크 실적이 연결로 편입되고 커머스 부문 실적이 잘 나오면서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흐름"이라며 "2분기에는 네이버 앱 개편 효과가 있고 지난해 기저효과도 있어서 하반기로 갈수록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는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뿐 아니라 카카오 역시 하반기 주가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단기적으로 자회사 카카오엔터 상장 이슈가 있고 에스엠도 연결 실적으로 편입된다"며 "국내 인터넷 업종이 그동안 순환매 장에서 소외됐다는 걸 감안하면 이쪽으로 수급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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