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금융권 부동산PF 위험노출액, 자기자본의 두배"
업계 “강화된 충당금 기준 적용, 손실흡수능력 충분”
대주단 협의체 가동했지만, 손실 이연 외엔 효과 없어
“정부 지원이 변동성 키워, 상각 등 출구전략 짜놔야”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가 최근 내놓은 ‘대주를 위해 다시 돌아보는 PF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규모에서 PF 익스포저 비중이 가장 큰 업권은 저축은행으로, 20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기평은 업권별 대략적인 준공 위험을 보기 위해 업권별 표본회사의 PF 모집단을 대상으로 익스포저를 추산했다.
캐피탈은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비중이 93%, 증권은 31% 순이었다. 해당 수치가 전체 업권을 반영한 것은 아니지만 각 업권별 영업 행태를 고려하면 다른 업체들 역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게 한기평 견해다. 저축은행의 PF 중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큰 브릿지론 비중은 자기자본 대비 128%에 달했으며 캐피탈(29%), 증권(9%)을 크게 웃돈다.
황보창 한기평 연구원은 “업권 규제에 따라 취급할 PF 규모와 범위가 다르고 증권업과 타업권의 조달비용은 경쟁력 차이가 있다”며 “조달비용 경쟁력이 열악한 저축은행은 본 PF보다 고위험 자산이지만 수수료·이자수익이 양호한 브릿지론 중심의 영업을 펼쳤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본 PF 중에서도 준공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은 저축은행이다. 시공능력 150위 이내 시공사가 책임준공의무를 부담하는 현장은 16%에 그쳤기 때문이다. 증권은 79%, 캐피탈 84%에 달했다.
시공사 신용등급으로 봐도 BBB급 이상인 곳은 증권이 전체 사업장 중 87%, 캐피탈 69%였지만 저축은행은 2.4%에 그쳤다. 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사업장 규모가 작은 PF 현장을 맡다 보니 대형 시공사 참여가 적었다.
사업이 끝나도 가격 경쟁력이 낮아 입주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사업장은 캐피탈 34.4%, 증권 34.2%, 저축은행 26.9% 순으로 높았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비싼 가격을 책정한 사업장들이 많아 업권간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는 “충당금 기준을 강화한 상태로 적용했기 때문에 손실 흡수 능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하락하고 금융기관도 빠르게 손실을 인식하면 투자심리가 안정화되고 금융기관 신용위험 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지만 정부 지원책은 손실을 이연하는 효과만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은행의 브릿지론은 이미 부동산 가격이 고점일 때 시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본 PF로 전환하더라도 리스크가 완화된다고 보기 어려워 손실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황 연구원은 “저축은행은 뱅크런이 발생하지 않는 한 유동성 위기는 제한적인데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PF 부실이) 터져버리면 그런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출구전략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며 “브릿지론에서 30~40% 정도는 회수한다고 생각하고 손실 처리하는 작업을 진행해 익스포저를 절반 정도로만 줄여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기평은 PF 채권 회수 가능성을 측정할 때 담보대출인정비율(LTV), 분양률 같은 관행적 지표보다 가격 위험을 측정할 다양한 방식과 함께 후순위성 투입자금대비 가격적정성(STV) 지표를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STV는 금융기관의 현금흐름과 후순위 대출금 등을 분양가·매매가 등으로 나눈 지표다. 후순위 비중이 클수록 회수율이 상승하며, 분양가가 낮을수록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이론을 직관적으로 나타낸 수치다. 황 연구원은 “우수한 STV는 후순위성 자금을 늘리거나 밸류 값을 작게하는 방법이 있다”며 “가격이 낮을수록 사업성이 우량해지는 현실과 일치하고 우량한 LTV를 만들기 위해 감정가를 부풀리는 관행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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