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블더] "돈 많아, 만나봐" 20살 많은 직원과 엮는 부장님…성희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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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기업 간부가 신입 사원에게 스무 살 많은 직원과 사귀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가 위자료를 물게 됐습니다.
[김영미/변호사 : 대부분 가해자들이 공통적으로 성적 의도가 없었다고 농담 이었다고 하지만 그걸 반영해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거죠.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꼈다고 하면 충분히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고요. 성희롱에 있어서 당사자가 성적 의도가 있었건 없었건 간에 중요한 것은 아니고 피해자가 의사가 중요하다는 판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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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기업 간부가 신입 사원에게 스무 살 많은 직원과 사귀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가 위자료를 물게 됐습니다.
농담이라고 주장했다는데,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된 겁니다.
입사 4개월 차 신입사원 A 씨, 지난 2021년 직장 상사들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 가게 됐습니다.
평범한 점심 자리는 한 상사의 "어디에 사느냐"는 간단한 질문과 함께 가시방석이 됐습니다.
A 씨가 사는 곳을 대답하자, 점심 자리에 참석한 옆 부서장 B 씨가 불편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A 씨보다 20살 가량 많은 한 남성 직원이 그 근처에 산다며, "둘이 잘 맞겠네" 라고 한 겁니다.
B 씨의 이런 언행은 점심 내내 이어졌습니다.
"치킨을 좋아하냐"고 질문하고 신입 사원 A 씨가 "좋아한다"고 대답하자, 앞서 말한 남 직원도 치킨을 좋아한다며, "둘이 잘 맞겠네"라고 또 말한 겁니다.
A 씨가 "저 이제 치킨 안 좋아하는 거 같다" 고까지 말하며 선을 그었지만, B 씨는 멈추지 않고 "그 친구 돈 많아. 그래도 안 돼?"라고 말했습니다.
법원은 이 부서장의 발언이 명백한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했단 겁니다.
특히 신입 사원이 완곡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고, 돈이 많은 남성은 나이·성격에 관계없이 훨씬 젊은 여성과 사귈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걸로 봤습니다.
"노총각 동료에 대한 농담이었을 뿐, 음란한 언행이 아니었다" 는 해명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도 성희롱 판단 기준 예시로 규정돼 있다"다고 밝혔습니다.
[김영미/변호사 : 대부분 가해자들이 공통적으로 성적 의도가 없었다고 농담 이었다고 하지만 그걸 반영해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거죠.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꼈다고 하면 충분히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고요. 성희롱에 있어서 당사자가 성적 의도가 있었건 없었건 간에 중요한 것은 아니고 피해자가 의사가 중요하다는 판결 내용입니다.]
여기에다 재판부는 진지하고 충분한 사과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면서 이 사건으로 회사 측에서 부서장에게 견책 3일의 징계를 내린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 300만 원을 주라고 판결했습니다.
전연남 기자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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