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날까지 韓 위해 싸우겠다"…국군 포로, 北상대 손해배상 승소(종합)

탈북 국군포로, 20·21년 이어 승소…배상금은 수령 못해
김성태씨 "받은 돈은 나라에 바칠 것…이 기분 잊지 않겠다"

한국전쟁 때 북한에 억류됐다가 탈북한 국군포로 김성태 씨가 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상대 손해배상 2차 소송 승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심학식 판사는 8일 국군포로 김성태 씨(93) 등 3명이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5000만 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3.5.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한국전쟁 때 북한에 억류됐다가 탈북한 국군포로와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심학식 판사는 8일 국군포로 김성태씨(93) 등 3명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50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탈북 국군포로 김씨 등은 2020년 9월 2일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당초 5명의 국군포로가 소송에 참여했으나 재판 중 일부가 소송을 취하해 3명으로 줄었다.

이번 소송을 대리한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송환위)는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포로로 잡힌 10만 여명을 전부 함경도 오지의 탄광 지역에 배치해 강제노역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국군포로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했으나 1990년대부터 고령의 국군포로 80명은 스스로 탈북해오면서 북한의 거짓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소장을 접수한지 약 2년8개월 만에 북한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의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재판이 끝난 뒤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기분을 잊지 않고 죽는 날까지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다 죽겠다"며 "(소송에서) 받은 돈은 나라에 바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국가는 어떠한 경우에도 포로를 구출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정전 70년이 흐르도록 아무런 행동 없이 어르신을 홀대해온 것은 국가가 반성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재판에서는 승소했지만 배상금을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다른 국군포로 3명도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내 2020년 7월과 2021월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국군포로 및 전시 납북자 유족은 북한에 받아야 할 돈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대신 내라며 추심금 청구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기각돼 서울동부지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정수환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장은 "2차 소송을 제대로 준비해 국군 포로 살아왔던 삶이 보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