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SiC 웨이퍼 시장 놓고 美 기업들과 격전 예고
”아직 규모 작은 SiC 시장… 8인치 웨이퍼로 점유율 바뀔 수 있어“
”웨이퍼만 생산하는 SK실트론… 고객사가 선호할 확률 높아”
SK실트론이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반도체 원판) 시장에서 미국 울프스피드, 투식스와 혈투를 벌인다. 현재 주력 제품인 6인치 SiC 웨이퍼보다 수율이 2배 이상 높은 8인치 웨이퍼 시장 선점으로 점유율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SiC 전력반도체 시장이 올해 22억달러(2조9363억원)에서 2026년 53억3000만달러(7조1139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SiC 전력반도체는 전류를 제품에 적합한 수준으로 변환해 에너지 손실을 줄여 주는 부품이다. 현재 전력반도체에는 Si(규소) 소재가 주로 쓰인다. SiC 전력반도체는 Si 소재와 비교해 내구성과 전력 효율이 뛰어나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전기차나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SiC 전력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 현재 SiC 전력반도체는 전체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퍼 업체들은 8인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웨이퍼 업체들은 6인치 SiC 웨이퍼를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8인치 크기의 웨이퍼를 사용하면 수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체들이 웨이퍼의 직경을 늘리기 위해 장비나 소재 측면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이퍼 생산 업체들은 8인치 SiC 웨이퍼를 시장 점유율 확보의 열쇠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 디벨롭먼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SiC 웨이퍼 시장의 49%를 울프스피드가 차지하고, 투식스(35%)가 뒤를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실트론의 점유율은 9%로 3~4위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업체들이 SiC 웨이퍼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는 건 사실이나 아직 규모가 작은 시장이라 변동성이 크다”며 “SiC 8인치 웨이퍼 양산을 먼저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지금 점유율을 완전히 뒤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실트론은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200㎜(8인치) SiC 웨이퍼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SK실트론은 구미2공장과 미국 미시건주 어번, 베이시티 공장에서 SiC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SK실트론은 2025년까지 6억4000만달러(8506억8800만원)를 SiC 웨이퍼 개발에 투자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울프스피드도 지난해부터 8인치 웨이퍼용 장비를 설치하는 등 2024년을 목표로 양산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울프스피드는 같은 기간 노스캐롤라이나에 대규모 SiC 웨이퍼 생산 시설을 짓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웨이퍼 생산량이 1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식스도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8인치 SiC 웨이퍼 공정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실트론이 8인치 SiC 웨이퍼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SiC 웨이퍼 업체의 가장 큰 고객사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인피니언인데 이 곳의 수주를 많이 확보할수록 더 많은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다”며 “울프스피드와 투식스는 웨이퍼와 반도체 생산을 동시에 하기에 ST와 인피니언에겐 공급사이자 경쟁사로 여겨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웨이퍼만 생산하는 SK실트론은 전력반도체 부문 경쟁사가 아니기에 계약을 맺은 뒤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며 “품질과 성능만 보장된다면 전력반도체 기업들이 SK실트론의 웨이퍼 구매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에서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반도체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에 따라 SiC 반도체 관련 시장의 규모도 지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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