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대만도 제칠 만해”...삼성전자 기술력 이정도였다니

삼성 내년 양산 3나노 2세대
기존보다 성능 20% 좋아져
라이벌 TSMC 위협하는 수준

[사진 = 연합뉴스]

내년 3㎚미터(㎚·1㎚는 10억분의 1m) 2세대 공정 도입을 앞둔 삼성전자가 기술 수준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상용화에 순항중임을 알렸다. 현재 기존 4㎚(SF4) 공정 대비 반도체 성능을 20% 이상 향상시키는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라이벌인 대만의 TSMC를 위협하는 정도로까지 평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VLSI 심포지엄 2023’ 발표용 사전 자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학회로 불리는 ‘VLSI 심포지엄 2023’은 내달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전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3㎚ 2세대 공정은 기존 4㎚ 공정과 비교할 때 속도는 22%, 전력 효율은 34%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가 차지하는 면적(크기)은 기존 대비 21% 축소된다.

이번 공개된 자료는 삼성전자가 현재 주력공정인 4㎚ 공정과 비교해 처음으로 차세대 공정 개발 수준을 공개한 것이라 의미가 있다. 그동안 삼성은 3㎚ 등 차세대 공정의 성능을 비교할 때 2020년 도입한 5㎚ 공정을 기준점으로 삼았다. 지난해 6월 처음 3㎚ 1세대 양산 당시에는 5㎚ 공정보다 성능은 23% 높이고 면적은 16% 줄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3㎚ 2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큰 폭으로 진일보에 성공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삼성전자 3나노2세대 성능 비교 [자료 = 삼성전자]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적이 조심스럽지만 라이벌 TSMC와 기술 수준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TSMC는 최근 인베스터 데이에서 자사 3㎚ 2세대 공정이 기존 5㎚(N5) 대비 성능이 +18% 향상되고 소비전력은 32% 감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통상 TSMC의 N5 공정은 SF4보다 비슷하거나 아래 수준의 기술로 평가된다. 이를 종합하면 3㎚2세대가 TSMC의 3㎚ 2세대보다도 우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삼성이 3㎚ 들어서 TSMC보다 한발 앞서 도입한 차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이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TSMC는 2025년 2㎚ 공정부터 GAA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라 큰 폭의 기술 전환을 아직 숙제로 남겨둔 상태다.

이 같은 차세대 공정 개발 순항으로 삼성은 다시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4일 대전 카이스트 강연에서 “현재는 TSMC에 1~2년 기술 수준이 뒤처져 있지만 5년 안에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관건은 안정적으로 대형 고객사들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지 여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모바일 분야에서 복수의 3㎚ 2세대 고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내달부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산호세)를 시작으로 전 세계 파운드리 고객사 대상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모객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