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믿고 대출 갚고 차도 샀는데…빅테크 직원들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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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토미 요크(33)의 삶은 지난 1월 해고 뒤 크게 바뀌었다.
주택 가격이 세계에서 손꼽히게 비싼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그는 구글에서 근무하며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졌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 직원들은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여러해에 걸쳐 스톡옵션을 받아왔다.
높은 급여와 스톡옵션에 안락한 근무 환경을 자랑하던 구글은 말 그대로 '신의 직장'이라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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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토미 요크(33)의 삶은 지난 1월 해고 뒤 크게 바뀌었다. 주택 가격이 세계에서 손꼽히게 비싼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그는 구글에서 근무하며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졌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회사가 약속했던 스톡옵션이었다.
2021년 12월, 구글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즈음 17만5천달러(약 2억3170만원)어치의 스톡옵션을 4년에 걸쳐 받기로 했다. 이 돈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집을 사려고 했지만, 지난 1월 수천명의 동료들과 함께 해고되며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예상보다 빨리 회사를 나오게 되며 그가 실제 행사한 스톡옵션의 규모 역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회사의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제로 손에 쥔 돈은 4만6천달러(약 6090만원)에 불과했다. 스톡옵션을 받을 당시 예상했던 금액의 4분의 1 수준이다.
코로나19 세계적 대확산(팬데믹) 시기 각종 비대면 서비스가 호황을 누리며 ‘돈방석’에 앉을 것으로 보였던 미국 빅테크 기업 직원들이 최근 이들 기업의 실적 악화, 주가 하락의 여파를 받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7일 보도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 직원들은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여러해에 걸쳐 스톡옵션을 받아왔다.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이 기업들의 플랫폼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기업 주가는 크게 올랐고, 직원들은 ‘돈방석’에 앉는 꿈을 꿨다. 이들이 스톡옵션을 받았던 2021년 하반기 빅테크 기업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급여와 스톡옵션에 안락한 근무 환경을 자랑하던 구글은 말 그대로 ‘신의 직장’이라 불렸다.
상황이 변한 것은 지난해 미국에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이 닥친 뒤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여러차례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가며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려댔다. 그에 따라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구글 주가는 2021년 11월18일 150.71달러까지 치솟았지만, 1년 뒤인 지난해 11월3일 83.49달러까지 떨어졌다. 2021년 9월7일 주당 382.18달러였던 메타의 주가는 2022년 11월3일 4분의 1 수준인 88.91달러가 됐다. 빅테크 기업의 직원들은 스톡옵션을 받을 때 예상했던 금액에 훨씬 못 미치는 돈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더 불행한 이들은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에 휩쓸려 해고된 이들이다. 구글과 메타는 지난해 연말부터 지금까지 각각 1만2천명, 2만1천명을 해고했고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몇년 동안 빅테크 기업의 엔지니어는 부를 향한 티켓을 쥔 것으로 여겨졌지만, 그 부의 대부분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고 기술주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함께 증발했다”고 짚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기업 블록(옛 스퀘어)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던 서맨사 보이트(27)도 “몇년 전과 비교해보면,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코로나 팬데믹 시기까지 블록에서 일하는 동안 회사의 주가가 9배나 뛰었다. 주식을 판 돈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고 현금으로 자동차를 구매했다. 그 역시 미국 빅테크 기업을 강타한 해고 여파를 맞았다. 지금은 한 비상장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그는 “예전에는 돈을 어디에 쓰든 상관없었지만 이제는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요즘은 지출 추적 프로그램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동료들과 채팅을 하며 어느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하고 있는지 정보를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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