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톡] '비상' 해제된 코로나… '엔데믹'은 언제쯤
고위험군 보호·한시적 허용 비대면 진료 계속될 듯
방역당국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출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5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제15차 코로나19 국제보건규칙 긴급위원회를 열어 코로나19 국제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하면서 코로나19는 이제 공식적으로 '비상'이 아닌 '일상'이 됐다. 우리 방역당국도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과 이에 따른 확진자 격리 축소 등의 조치를 곧 확정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말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는 1단계, 2급인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4급으로 하향하는 2단계, 코로나19 유행이 독감 수준의 풍토병이 되는 엔데믹(endemic) 등 3단계에 걸친 일상회복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위기단계 조정을 공식 확정, 발표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는 해외 순방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귀국하는 11일 이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 코로나19 비상사태 3년 4개월만에 해제
중국이 후베이성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WHO에 보고한 것은 2019년 12월 31일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2020년 1월 31일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게 된다. 코로나19 비상사태가 3년 4개월 동안 지속되는 사이 전 세계에서 691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도 7억 4600여 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8164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3128만 5910명, 누적 사망자수는 3만 4534명으로 집계됐다. 비상사태는 해제됐지만 코로나19는 바이러스 변이를 거듭하며 여전히 확산 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간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 5736명→2만 193명→2만 146명→1만 8752명→1만 1801명→1만 4742명→8164명으로, 일평균 1만 5648명이다. 다만 치명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 코로나19를 이제 더는 심각한 감염병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을 하게 한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수는 적은 수준에 머물면서 치명률 역시 0.11%를 유지하고 있다.
WHO는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 결정을 발표하면서도 세계가 코로나19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며 효과적인 위기 대응을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WHO는 코로나19 백신을 독감 등 접종 프로그램에 통합하고 다양한 호흡기 병원체 감시를 통합하는 것을 포함한 임시 권고안을 회원국에 제시했다.
◇ '완전한 일상회복' 3단계는 내년 이후 예상
WHO가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선포 해제를 발표한 것은 코로나19의 유행을 공식적으로 '비상'이 아닌 '일상'으로 관리하겠다는 선언과 같다. 우리 정부도 앞서 지난 3월 말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WHO의 결정 이후 위기평가회의 등을 거쳐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는 것을 포함한 1단계 조치 계획을 5월 중 발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WHO 긴급위원회 결과 및 국내외 유행 현황, 국내 방역·의료대응 역량, 주요국 정책 동향 등을 종합 검토한 후 전문가 자문과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 조정 방안을 신속히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단계 조정이 이뤄지면 확진자 격리 기간은 7일에서 5일로 줄어들고, 입국 후 3일 차 PCR 권고가 종료된다. 또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및 한시지정병상이 대폭 축소돼 상시병상 중심으로 운영된다. 정부 차원의 재난대응체계는 현재 국무총리가 본부장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본부장인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된다.
아와 함께 신규 확진자수 등 통계는 주간 단위로 발표된다. 이후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돼 의료기관 등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나 격리 의무가 완전히 해제되는 2단계 조치와 완전한 일상회복을 의미하는 3단계 조치가 순차적으로 뒤따르게 된다. 정부는 2단계는 7월쯤, 3단계는 내년 이후로 예상한 바 있다.
WHO의 이번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 결정으로 완전한 일상회복을 향한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8일 코로나19의 감염증법상 분류를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5류'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부터 코로나19가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처럼 관리된다는 의미다. 그동안 일본은 코로나19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유사한 '2류 상당'으로 관리돼 왔다. 일본에서 감염병은 위험도에 따라 1-5류로 구분되는데, 이번 조처로 코로나19와 관련된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행동 제한 요청은 사라지고, 밀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격리 요청도 하지 않게 된다. 또한 외래 진료나 입원 시 코로나19 검사와 치료 비용도 원칙적으로 환자가 부담하게 된다. 다만 코로나19 치료제가 고가라는 점을 고려해 9월 말까지는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오는 11일 코로나19 공중비상사태 종료를 앞두고 있다.
◇ 위협적 변이·신종 바이러스 대비해야
WHO가 코로나19 비상사태 종식을 선언했지만 전염병 전문가들은 2년 내 오미크론 바이러스와 같은 변이가 다시 창궐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전염병 전문가들이 향후 2년 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필적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확률이 약 20%라는 심각한 경고를 백악관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비상사태 종료에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해 오미크론과 싸우는데 적응된 면역 체계를 다시 공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트레버 베드퍼드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미크론과 같은 규모의 변이 전파가 한 번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현시점부터 2025년 5월까지 같은 규모의 전파가 일어날 확률이 40%"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가 차츰 일반 의료체계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고령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다. 코로나19 유행이 안정화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국내에선 일평균 1만 500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80세 이상의 치명률은 1.91%에 달한다.
코로나19 비상에서 벗어나는 국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또다시 출현할 수 있는 위협적인 변이 또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비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기단계 조정 과정에서 코로나19 고위험군·취약시설 보호 조치와 함께 향후 도래할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역체계 구축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코로나19 심각 단계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의 법적 기반이 사라진 만큼, 정부의 시범사업 이외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1단계에서도 현행 재택치료 지원을 유지하겠다고 했으나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심각 단계에서만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는 법적 기반을 잃게 된다. 이에 따라 복지부 등은 위기단계 하향 결정까지 국회에서 후속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범사업 형태로 비대면 진료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당선무효형 선고한 '한성진 부장판사'에 쏠린 눈 - 대전일보
- 홍준표, 이재명 '유죄' 판결 판사에 "참 대단한 법관, 사법부 독립 지켰다" - 대전일보
- 여당에 보낸 세종시장 친서, 민주당 의원에 배달 사고… '해프닝' - 대전일보
- 옥천 女 화장실서 불법촬영하던 20대 男… 피해 여성에 덜미 - 대전일보
- 한동훈, 민주당 겨냥 “오늘도 기어코… 판사 겁박은 최악 양형가중 사유" - 대전일보
- 이장우 대전시장, 기재부 2차관 만나 내년 주요사업 국비 요청 - 대전일보
- 기름 값 벌써 5주 연속 상승세… 휘발유 1629원·경유 1459원 - 대전일보
- 트럼프, 관세 인상 실현되나… "전기차·반도체 보조금 폐지 가능성" - 대전일보
- 尹 "김정은 정권 유일 목표는 독재 정권 유지… 좌시 않겠다" - 대전일보
- 화장실 문 열자 '펑'… 충남 서산서 LPG 폭발로 80대 중상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