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참여연대 “김남국 공직윤리 어긋나” 정의당 “거취 밝혀라”
참여연대 “공직자윤리법 사각지대 드러나”
정의당 “공직자 자격 있는지 성찰해야”
60억원대 가상 화폐(코인)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8일 진보 성향 시민단체와 범야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도 “공직자 윤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앞서 김남국 의원은 최대 60억원어치의 가상 화폐를 보유했다가 ‘가상 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작년 초 전량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남국 의원은 올해 재산으로 15억3000만원을 신고했다. 수십억원대 가상 화폐는 내역에서 빠져있다. 김남국 의원은 가상 화폐 보유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도 이를 취득한 경위와 처분한 내역 등은 밝히지 않고 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과 정의당은 이날 일제히 김남국 의원에게 가상 화폐 취득 경위와 처분 내역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8일 입장문을 통해 “김남국 의원은 재산신고 기준에 가상자산은 포함되지 않아서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현행법상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지만, 해명 이후에도 코인 매입액, 매도액의 흐름과 관련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게다가 60억대 코인 자산 형성은 고위공직자가 보유한 재산을 투명하게 공개해 부정한 자산증식을 막자는 공직자윤리법에도 위배해 공직윤리에 어긋난다”고 했다.
경실련은 “김남국 의원의 주장대로 가상 자산 형태로 보유한 재산에 대한 미신고가 현행법상 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시세로 60억원대에 달한 금액을 미신고 상태로 방치한 것은 공직윤리에 어긋나므로, 이에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사과해야 한다”며 “김 의원은 재작년 7월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 발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이해충돌 의혹도 있다. 김 의원은 보유 재산 미신고, 이해충돌 미신고와 관련하여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통해 “재산등록‧공개제도는 공직자의 재산을 투명하게 공개해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증식을 감시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따라서 쟁점은 가상자산의 보유 그 자체가 아니라 선출직 공직자가 현행 재산등록‧공개제도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은 채 보유하고 있었고, 그 취득과 처분 등 해당 재산의 변동 흐름이 불분명한 상황과 김 의원의 의정활동과 관련한 이해충돌은 없었는지 여부 등에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사례를 통해, 현행 공직자윤리법의 사각지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가상자산을 공직자윤리법상 등록대상 재산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미 투자가 대중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은 재산등록‧공개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었다”고 했다.
정의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위법이 아니다 운운하는 것은 법을 비윤리의 핑계로 쓰는 말”이라고 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선출직 공직자가 60억원어치의 물밑 자산을 갖고 있었지만, 김 의원은 법적으로 재산 신고의 의무가 없으니 문제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공직 수행 중 재산이 수 배 증식됐고, 그 과정에서 주식보다도 훨씬 불투명한 가상화폐를 활용했는데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말만 할 뿐 책임 있는 해명도 없다”고 했다.
이재랑 대변인은 “국회의원은 마음만 먹으면 자산 증식에 막강한 권한을 이용할 수 있기에, 자기 재산을 국민들에게 낱낱이 보고한다”며 “60억원의 가상화폐를 소유한 자가 ‘가상화폐과세 유예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랑 대변인은 “김 의원 개인이 ‘짠돌이’인지는 궁금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며 “’위법’이 아니라는 해명은, 허술한 법망을 빠져나갈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국회의원에게 기대하는 말이 아니다. 김남국 의원은 추상같은 태도로 본인이 공직자로서 자격 있는지 성찰하고 자신의 거취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편 60억원대 가상 화폐 보유 논란이 불거진 김남국 의원은 자신이 과거 구멍난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사실 등을 알리며 후원을 호소한 것이 ‘서민 코스프레’라는 지적이 나오자 “평생을 짠돌이로 살았는데, 40년째 코스프레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김남국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생각해도 서민 코스프레했다는 비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고등학교 2학년 때 산 안경을 20년 동안 썼고, 변호사 시절에도 아버지가 타시던 차를 물려받아 24만km까지 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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