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해외수주, 현대·롯데만 울었다… “작년 동기比 급감”
대우건설, 연간 목표액 ‘초과 달성’
대형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의 올해 1분기 해외 수주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우건설은 유일하게 연간 해외수주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공개한 ‘건설기업별 2023년 해외수주 목표액과 1분기(1월 1일~3월 31일) 해외 수주액 현황’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7곳이 올해 1분기 달성한 해외수주액은 총 61억달러로 전년 동기(66억달러) 대비 약 5억달러 감소했다. 작년(2022년)과 올해 1분기(1월 1일~3월 31일) 기간 해외 수주실적 상위 10위에 공통으로 포함된 기업(상장사·비상장사)의 사업보고서와 영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7곳 가운데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의 수주액이 전년 동기 실적에 못 미쳤다. 롯데건설의 올해 1분기 수주액은 5831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적은 액수다. 또 전년 동기(14억1723만3000달러)에 비해 95% 이상 급감한 수치다.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수주액도 7177만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기(3억2723만1000달러)보다 78% 이상 감소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수주액이 ‘통상적 규모’라고 밝혔다. 오히려 지난해 1분기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라인(LINE) 프로젝트’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이례적으로 수주액이 높았던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설명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원래 해외 사업 비중이 적은 편”이라며 “다만 작년 1분기에 큰 규모의 그룹사 물량을 수주하면서 상대적으로 올해 1분기가 적어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39억 달러(약 4조7000억원) 규모로 수도 자카르타에서 북서쪽으로 약 9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찔레곤 지역 약 99만여㎡ 부지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롯데건설은 폴리프로필렌(PP) 생산 시설 등 16억3200만 달러(약 2조원) 규모의 설계·구매·시공(EPC)를 수행한다.
현대건설은 해외 수주 사업은 단위가 큰 만큼, 1분기 수주액만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여러 사업 계획을 갖고 있다. 1분기 수주액이 낮은 것에 의미를 크게 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해외 수주 목표액이 높은 삼성물산이 첨단 산업시설이나 공항 및 메트로 등 기존에 경쟁력을 보유한 영역에서 기술력을 차별화하는 등 기존 시장에서 보다 입지를 강화하는 것과 달리, 현대건설은 수소나 신재생, 소형원자로(SMR) 사업 중심의 진출을 확대하거나 ODA 사업을 통한 신시장 진출 등에 ‘수주 전략’이 맞춰져 있다고 건산연은 분석했다.
다만 조사 대상 기업 중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높은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대우건설의 올해 1분기 수주액은 13억9256만9000달러로 당초 목표로 내세운 연간 수주액 13억9300만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건설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건설시장이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4.3%, 사우디 중심의 중동 건설시장은 연평균 4.4%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 전략을 보다 세분화·차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화랑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국제유가 회복에 따른 주요 산유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재개됐고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주요 인프라 시설 확충 등 해외건설 시장이 우호적으로 변화하면서 우리 기업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면서 “기존 사업 혁신과 신수종사업의 조기 안착을 위해 연구개발과 인수합병 등 지속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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