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그랜저’ 토요타 크라운 온다···한·일관계 회복에 일본차 반등?

박순봉 기자 2023. 5. 8. 16: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그랜저’로 불리는 도요타의 플래그십(최상급) 세단 크라운이 51년만에 한국에 다시 상륙한다. 한때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것처럼, 일본에서는 크라운이 그런 위상을 누리고 있다. 도요타가 한국에 크라운을 다시 들여오는 건 ‘노 재팬’(일제 불매운동) 여론이 사그라들고 한·일 관계가 회복되는 흐름과 맞물려 더 주목된다.

크라운 도요타 제공

한국토요타는 8일 ‘크라운 크로스오버’(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를 혼합한 모델)의 사전 계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식 출시일은 다음달 5일이다.

한국에 출시되는 크라운 크로스오버 모델은 2가지로, 2.5리터 하이브리드와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다. 2.5리터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모터를 합쳐 총 239마력을 낸다.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더 강한 마력을 낸다. 다만 구체적인 제원은 공식 출시일에 공개하겠다고 한국토요타는 밝혔다.

크기는 그랜저보다 조금 작다. 전장 4928㎜, 전폭 1839㎜, 전고 1539㎜, 휠베이스(축거) 2850㎜다. 그랜저는 전장이 5035㎜로 5m가 넘고, 실내 공간에 영향을 주는 휠베이스는 2895㎜다.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도요타는 크라운을 1955년 처음 내놨다. 이후 도요타를 상징하는 기함 역할을 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크라운을 타면 ‘성공했네’라는 말을 했었다”며 “그랜저와 비슷한 포지션의 차”라고 말했다. 현대차를 도요타에 비유한다면, 그랜저는 크라운, 제네시스는 렉서스에 해당한다.

크라운은 1967년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신진자동차가 ‘신진 크라운’이란 이름으로 2~4세대 모델을 국내 출시한 바 있다. 이후 1972년 ‘뉴크라운S’ 모델을 끝으로 크라운은 국내에 들여오지 않았다.

51년만에 도요타가 한국 시장에 크라운을 출시한 배경에는 시장 여건이 바뀌었단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자동차는 2019년 반도체 소재의 대한국 수출 규제로 ‘노 재팬’ 운동이 확산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닛산은 2020년 5월 한국에서 아예 철수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차의 국내 판매량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를 보면, 도요타, 렉서스, 혼다 3대 브랜드의 올 1~4월 판매량은 7060대다. 2021년 같은 기간 5667대, 지난해는 4644대까지 떨어진 뒤 살아났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되는 등 관계도 회복되는 추세여서 일본차 소비에 영향을 줄지도 업계 관심거리다.

다만 소비자들이 얼마나 지갑을 열지는 두고 볼 일이다. 도요타는 한국 출시 가격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 내 가격은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가 605만엔(5923만원)이다. 옵션을 다르지만 그랜저 하이브리드 가격보다 높은 편이다. 제네시스 G80의 시작가도 5507만원이어서, 국산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 다른 수입차들과의 경쟁도 숙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차는 정비나 유지 비용 등이 (다른 외제차에 비해) 가장 적게 들어가고, 정숙성과 품질도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한·일 관계에 따라 철수하는 사례가 있고, 애프터서비스나 중고차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지켜볼 일이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