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자원 부국' 印尼에 니켈공장 건설 … 배터리 선두도약 나선다
SK그룹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수도 자카르타에 지사를 설립한 뒤 현지 투자 기회를 모색 중이다. 인구 2억7000만명이 넘는 인도네시아는 정보기술(IT)과 금융 기술 사업의 빠른 성장이 전망되는 시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빠르게 글로벌 수요가 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광물을 수급하기 위해 니켈 확보와 가공에 나서는 한편, 인도네시아 내에서 가파르게 수요가 늘고 있는 혈액제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장도 건설 중이다.
SK온은 지난해 11월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생산기업인 거린메이(Green Eco Manufacture·이하 GEM)와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니켈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3사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니켈 및 코발트 수산화혼합물(MHP)' 생산공장을 짓고, 2024년 3분기부터 연간 순수 니켈 3만t에 해당하는 MHP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약 43기가와트시(GWh), 전기차 기준으로는 약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또한 3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향후 니켈뿐 아니라 전구체 등 원소재 부문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3사는 향후 술라웨시주에 위치한 헹자야 광산에서 니켈 산화광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3사는 니켈 산화광을 원료로 MHP를 만들기 위해 고압산침출(HPAL) 제련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고압산침출 공정은 높은 온도와 압력 아래 니켈 원광으로부터 황산에 반응하는 금속을 침출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순도 높은 니켈 화합물을 만들 수 있다. 이미 MHP 생산 경험이 있는 GEM에서 이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3사가 생산할 니켈 중간재 MHP는 배터리용 전구체 생산에 사용되는 황산니켈의 주요 원료로 떠오르고 있다. MHP는 다른 중간재들보다 안정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이자 매장국이다. 2021년 인도네시아의 니켈 생산량은 약 100만t으로, 세계 1위다. 니켈 매장량도 2100만t으로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약 22%에 달한다. 이는 호주(약 22%)와 나란히 세계 최대 수준이다.
배터리 외의 다른 전략축은 혈액제제 사업이다. SK케미칼 계열사로 혈액제제 사업을 진행하는 SK플라즈마는 인도네시아에 혈액제제 플랜트 수출을 성사하며 글로벌 사업 영토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SK플라즈마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보건부로부터 자카르타 인근 혈장 분획 공장 건설과 관련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는 2019년부터 이어진 대한민국 보건복지부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관의 협업을 통해 이룬 성과로 우리 정부와 민간 기업이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위탁생산, 기술수출, 설계·조달·시공(EPC), 현지 운영까지 외국 정부의 포괄적 사업권 낙찰을 거둔 첫 사례라는 평가다.
공장은 5월 착공해 2025년 중순 완공을 목표로 한다. 건설될 SK플라즈마의 혈액제제 공장은 연간 100만ℓ의 원료 혈장을 처리할 수 있다.
혈액제제는 혈액을 원료로 한 의약품으로 혈액 내 성분을 분획, 정제해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 의약품의 형태로 제조되며 과다 출혈에 따른 쇼크, 선천성 면역결핍질환, 혈우병 등 다양한 분야의 필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튀르키예 지진과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는 알부민이나 면역글로불린 같은 혈액제제가 광범위하게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기도 하다.
[송민근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10억 없이는 못 사요”...오를 일만 남았다는 분양가, 청약시장 미래는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그랜저 잡겠다” 50년만에 한국온 일본車…사장차 원조, 토요타 크라운 [왜몰랐을카] - 매일경
- “통신비 수십만원 아끼세요”…100만 이탈에 이통사가 꺼낸 대책 [아이티라떼] - 매일경제
- “차 긁은 애, 혼만 내려 했는데”…엄마 항의에 맘 바꾼 차주 - 매일경제
- [속보] 카카오톡 또 ‘먹통’…카카오 “장애 원인 파악 중” - 매일경제
- 저 잘생긴 남자는 누구?…英 대관식에서 여심 훔친 국왕의 오촌조카 - 매일경제
- “중국 버리고 떠나겠다”...이사 준비하고 있다는 미국 기업들, 떠오르는 국가는? - 매일경제
- 백신 맞아도 70% 감염 …"韓 의무접종은 무리수" - 매일경제
- “1년내 퇴사하면 월급 내놔야”…황당 근로계약, 갑질 실태 보니 - 매일경제
- 미네소타 감독, 첫 골 터트린 정상빈에 “더 좋아졌다” [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