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탐방-화산CC]수채화 속 라운딩, 역시 한강 이남 ‘으뜸’
[편집자주] “언젠가는 ‘싱글’이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과 독자들에게 다양한 골프 관련 소식을 전하겠다는 직업의식이 만났다.” ‘임윤희의 골프픽’ 코너를 시작하며 편집자주에 썼던 내용이다. 계획 중 하나는 달성했다. 싱글 도전에 성공했고 티칭프로 자격을 획득했다. 골프 입문 6년 만이다. 싱글 도전기는 막을 내렸지만 “주말골퍼의 애독코너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는 계속된다. 티칭프로의 시각을 담아 한층 예리(?)해진 골프장 탐방기가 이어진다. <편집자주>
“북일동 남화산”
한강 북쪽 골프장에선 일동레이크가 일품이고 남쪽에선 화산컨트리클럽이 아름답다는 골프계 은어다. 이 말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골퍼들에게 꾸준히 회자돼왔다. 수많은 명문 골프장이 만들어졌지만 ‘북일동 남화산’은 골퍼들 사이에선 꼭 가보고 싶은 코스로 꼽힌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화산컨트리클럽은 18홀 규모의 회원제 컨트리클럽으로 1996년 9월 21일 개장했다. 학이 날아든다는 의미의 ‘화학산(華鶴山)’과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한 연못(時宮)이 있었다는 ‘시궁산(515m)’ 사이에 자리 잡은 산중 코스다. 주변경관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룬 자연 중심 설계와 싱글부터 전략적 난이도를 부가한 코스 설계가 일품이다.
화산CC는 1세대 골프코스 설계가 임상하(19~2002.1202)의 작품이다. 고 임상하 설계가는 레이크힐스 용인, 파인크리크, 뉴서울 북코스, 지산, 파인밸리 등을 비롯해 국내 70여 곳의 코스를 설계했다. 인위적 조경에 치중하는 일본풍 코스 설계를 탈피해 우리나라 지형에 맞는 다양한 코스 설계의 지평을 연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코스에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는 설계가 유명하다.
처음 계획할 때는 27홀을 조성하려 했지만 각 홀들의 독립성을 위해 18홀로 설계를 변경해 여유로우면서 완성도 높은 레이아웃을 갖추게 됐다. 화산CC 회원제로 정회원은 400명이 채 안 된다. 티오프 간격은 8분. 성수기에도 하루 70팀 이상 받지 않아 웬만해선 밀리지 않는다.
코스 소개
화산CC는 31만 평 규모에 전장은 6440m (7043yard)로 조선잔디를 식재했다. 파 72로 국제 경기가 가능하다. 코스의 방위가 주로 남북 방향이어서 플레이 중에 일조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자연 지형에 순응하는 모습으로 지면을 살려 설계했다.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낮은 지역(해발 135~170m)에 아웃코스를, 높은지역(해발 170~220m)에 인코스를 배치했다. 아웃코스는 낮은 구릉 사이에 홀과 물, 풀 등이 조화를 이루는 부드러운 인상의 평원 코스로다. 인코스는 골짜기, 암벽, 수림대 등이 홀과 어울리는 강한 인상의 산악코스가 되도록 했다.
전체적으로는 도전적이고 모험심을 자극한다. 계곡을 뛰어넘어야 하는 홀이나, 개울과 폭포를 넘겨서 쳐야 하는 홀 등 모험과 유혹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잘 친 샷과 못 친 샷의 가치가 정확히 구별된다. 도전에 대한 보상과 응징이 뚜렷하게 드러나 ‘샷 밸류’가 높다. 또 블라인드 그린, 블라인드 홀, 트릭 같은 요소를 배제해 라운드를 하는 골퍼도 당황스럽지 않게 공략이 가능하다.
화산CC는 코스 자체도 높은 평가를 받지만 잘 관리된 ‘그린’으로 더 유명하다. 그린 경도도 단단하고 평균 3.0 정도의 그린 스피드를 자랑한다. 빠른 스피드와 언듈레이션으로 악마의 그린으로 불리며 스리퍼팅을 유도한다.
그늘 주변 벙커도 변수로 작용한다. 벙커 모래가 고운 편이지만 턱이 높아 탈출이 쉽지 않은 홀이 많다. 그린 주변으로 벙커가 많은 편으로 난이도를 끌어올린다.
그늘집 앞 조경은 일본의 작은 정원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잘 정돈된 조경수들이 연못에 비치며 한껏 들뜬 골퍼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그 뒤로는 첫 홀의 티샷 풍경이 그대로 보이며 골프장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5월, 화산CC를 감싸고 있는 시궁산이 자연스럽게 코스에 녹아들었다. 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고저차로 인한 옆 홀의 언듈레이션조차 풍경이 된다. 스코어는 잠시 내려놓고 아름다운 풍경에 동화되는 것도 화산CC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Challenge Hole
챌린지 홀은 시그니처 홀로 꼽히는 화산 분화구가 있는 인코스 2번 파 3홀이다. 7개의 분화구가 그린 주변을 감싸고 있어 특이한 조형미를 보여준다. 화산CC의 상징이라 불리는 분화구 모양 인공 둔덕들이 도전의식을 자극한다. 그린은 작지 않지만 분화구가 사방으로 위치해 심리적 압박이 커진다.
분화구는 눈으로 대충 보아도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압도적인 크기다. 클럽이 조금이라도 열리거나 당겨진다면 분화구 쪽으로 공이 갈 수 있다. 만약 공이 분화구 쪽으로 간다 해도 분화구 안팎으로 모두 잔디 관리가 잘 돼 있는 편이니 생각보다 탈출이 어렵지 않다.
전장은 레이디 기준 135m로 핀의 위치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그린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게 돼 있어 핀이 오른편에 꽂혀 있다면 그린 한가운데를 공략해도 좋다.
기자는 이날 유틸리티로 그린 중간을 공략했다. 생각보다 그린 경사가 심해 그린 중간에 떨어진 볼이 굴러 핀을 지나 우측 프린지까지 굴러갔다. 프린지에서 2퍼트를 기록해 보기에 그쳤다.
알고 가면 좋은 팁
화산CC 클럽하우스는 조식 맛집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메뉴는 물론 가격도 1만8000원부터 2만5000원으로 비교적 합리적이다. 메뉴는 한식, 양식, 중식 등이 잘 어우러져 다양한 골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또 커피 리필이 무료로 가능하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에서 아이스로도 교환 가능하니 참고하여 이용하면 좋겠다.
골프장 평점
그린 관리 ★★★★★
페어웨이 관리 ★★★★☆
난이도 ★★★★☆
레이아웃 ★★★★★
한줄평. 골프 실력을 시험대에 올리고 싶은 골퍼라면 꼭 한번 도전해야 할 하드코스, 서정적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골프장 풍경은 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임윤희 기자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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