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집중 해외서 통하는 저력 보여줄것
폭넓은 게임 이용자 확보해
틈새시장 파고드는 데 강점
'서머너즈 워' IP 흥행 탄력
MMORPG 포화된 韓 넘어
다양한 장르로 글로벌 공략
국내 게임시장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일색이다. 'K게임=MMORPG'라는 상징성까지 있을 정도로 국내 대다수 게임사가 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인다. 하지만 해외로 나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MMORPG가 국내 인기 게임 순위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 등 해외 메가 게임시장에서는 오히려 고전 게임 등 캐주얼 게임이 이용자에게 사랑받는 사례가 자주 목격된다. 국내에서 비주류로 통하는 게임 장르가 해외에서는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지훈 컴투스 게임사업부문장은 "한국형 게임의 갈라파고스 신드롬(세계시장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양식만 고수하다가 전체 해외 시장에서 점차 고립되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MMORPG 외에도 스포츠, 퍼즐 등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구축한 컴투스는 올해 다장르·다신작을 통해 해외에서 통하는 게임 명가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을 거쳐 지난 1월부터 컴투스 게임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한 부문장은 25년째 게임산업에 몸담고 있는 대표 게임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까지 약 10년간 넷마블에 있으면서 PC·모바일 게임사업 약 60개를 주도했는데, 그중 '세븐나이츠2'(2020) '마블퓨처파이트'(2015) '몬스터길들이기'(2013) '마구마구2014'(2013) 등이 넷마블의 게임 전성기를 이끈 히트작으로 꼽힌다. 이제 컴투스라는 옷을 입게 된 한 부문장은 앞으로 컴투스의 게임사업을 어떻게 그려나갈까. 그는 "컴투스가 그동안 잘해온 것을 앞으로도 잘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1999년 국내 최초로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 컴투스는 이듬해인 2000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휴대폰용 자바(JAVA) 게임을 개발하는 등 한국 모바일 게임산업 발전을 함께해온 대표 게임사다. 국내 대형 게임사가 주로 MMORPG에 집중해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다면,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MLB9이닝스' '컴투스프로야구' '낚시의 신'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회사 성장을 이끌고 있는 보기 드문 회사다.
한 부문장은 "우리나라는 사실 '성공한 게임이 잘 만든 게임'이라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어 다들 비슷한 종류의 게임을 내놓고 있다"며 "하지만 컴투스는 게임마다 있는 틈새시장에서 입소문을 타고 '재미있는 게임이 성공한다'는 명제가 맞는다는 사실을 보여준 회사"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컴투스가 잘해온 게임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다장르 전략을 이어나가 해외에서 특히 더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게 올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를 놓고 한 부문장은 컴투스만의 '롱테일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게임 포트폴리오가 쌓이면 대작 이상의 성과를 거둔다"며 "우리는 대작 위주로 성장해온 회사와 달리 이용자 폭을 넓게 가져가고 있고, 대표 사례가 '미니게임천국'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웹3.0 게임으로 출시될 예정인 '미니게임천국'은 2000년대 당시 전 시리즈 누적 다운로드 1900만건을 돌파하며 한때 국민 모바일 게임으로 불린 컴투스의 대표 히트작이다. 버튼 하나만으로 간단히 플레이할 수 있는 다양한 미니게임 패키지 형식의 캐주얼 아케이드 장르로, 신작 버전에선 다양한 도전 과제와 캐릭터 수집의 재미를 더하고 랭킹 시스템과 클랜 기능으로 경쟁 플레이와 커뮤니티 요소가 강화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컴투스는 2014년 출시 후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6000만건 이상을 기록한 '낚시의 신' 지식재산권(IP)에 기반을 둔 신작 '낚시의 신: 크루'(웹3.0 게임)를 비롯해 퍼즐 전략 역할수행게임(RPG) '워킹데드: 매치3', 웹3.0 게임 '사신키우기'(개발사 다에리소프트·사신을 성장시키고 끊임없이 나타나는 적을 처치하며 전개되는 방치형 RPG)와 '크리쳐'(대체불가토큰(NFT)이 접목된 턴제 방식의 수집형 RPG), 쿠킹 시뮬레이션 게임 'BTS 쿠킹온 TinyTAN 레스토랑'(개발사 그램퍼스) 등이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 부문장은 "올해 특히 유니크한 게임이 많이 나오는데, 이러한 게임은 (MMORPG에 비해) 시장은 작지만 글로벌로 나가면 비주류가 아니다"면서 "우리는 그 작은 연못에서도 1등이 되겠다는 틈새 전략으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상반기엔 '골프스타' IP를 스포츠 웹3.0 게임으로 구현한 '골프스타 챔피언십'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한 부문장은 컴투스가 지닌 무한한 잠재력으로 '서머너즈 워' IP를 꼽았다. 2014년 출시된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현재까지 글로벌 1억80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와 한국 모바일 게임 최초로 매출 1조원이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특히 이 게임은 지난해 국내 단일 모바일 게임 IP로 누적 매출 3조원을 달성하는 등 컴투스의 메가 히트작이기도 하다.
한 부문장은 "동서양 구분 없이 해외에서 이렇게 큰 인기를 얻고 매출까지 올리는 게임은 국내에서도 극히 드물 정도로 서머너즈 워 IP의 위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국내 게임사에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유럽 시장에서 서머너즈 워가 높은 순위를 지금도 유지하는 등 이 IP가 갖는 파워는 놀라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IP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타이틀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소환형 RPG)을 지난 3월 내놓은 후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크로니클은 글로벌 출시 54일 만에 5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한 부문장은 "사실 지난해 8월 국내에 먼저 나왔던 크로니클이 예상보다 아쉬운 성적을 받았지만, 이후 해외 유저 성향에 맞춰 튜토리얼을 재배치하고, 초반 동선을 개편하는 등 재정비를 통해 현재 글로벌에선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이처럼 콘텐츠는 그대로인데 시행착오를 거쳐 해외로 나가서 성공한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문장은 향후 컴투스가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돈을 버는 회사'임을 널릴 알릴 수 있도록 컴투스 게임의 재미 요소를 극대화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는 플레이 시간과 노력을 아주 길게 잡아놓고, 이를 단축하려면 돈을 그만큼 많이 쓰게 하는 비즈니스모델(BM)을 갖춘 게임이 많다"며 "하지만 컴투스 게임은 돈을 쓰지 않아도 재미를 느끼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기본 원칙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 부문장은 "게임에 돈을 쓰는 20% 유저에게만 집중해 나머지 80% 유저를 놓치는 과오는 없어야 한다"며 "컴투스는 그런 80% 유저도 만족시키는 게임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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