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금융당국 상장 심사'…큐라티스 상장 일정 또 연기

박미리 기자 2023. 5. 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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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전환 전환사채, CDMO 마일스톤 조건 등 추가
백신개발 전문업체 큐라티스의 상장 일정이 또다시 연기됐다. '투자자 이해 증진' 차원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 들어 바이오 업계에선 신약개발 전문업체 지아이이노베이션, 체외진단 업체 프로테옴텍 등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의 증권신고서 정정 사례가 잇따랐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의 심사가 보다 깐깐해진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큐라티스, 수요예측 이달 30~31일로
8일 큐라티스는 오는 18일에서 19일로 예정됐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오는 30일에서 31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상장 일정을 조정하게 된 것이다. 이에 청약기일은 내달 5~6일로, 납입기일은 9일로 약 2주씩 연기됐다. 이로써 큐라티스 상장 일정은 두 번째 미뤄졌다. 큐라티스 관계자는 "(증권신고서 정정은) 투자자 이해 증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큐라티스는 지난 1월 코스닥 기술성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본래 지난달 수요예측과 청약을 거쳐 이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겠단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증권신고서 정정 소식을 알렸다. 당시 큐라티스에선 "투자자 보호 조치 일환으로 사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근거 자료들을 추가했다"며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지난달 25일에서 26일로 예정됐던 수요예측은 이달 18~19일로, 청약기일과 납입기일도 이달 25~26일, 31일로 3주씩 밀렸다.

첫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때 큐라티스는 개발 중인 mRNA(메신저리보핵산) 코로나19 백신 경쟁상황, 위탁개발생산(CDMO) 최근 3년간 수주 및 매출 현황, 완전자본잠식 사실 등 내용을 보강했다. 두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에선 미전환된 전환우선주 및 전환사채 내역, 올 1분기 재무 및 손익 상태, 경쟁사의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 현황, CDMO 계약 마일스톤 조건 등을 추가했다.

두 차례 정정 과정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를 수정하진 않았다. 큐라티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6500~8000원이다. 주당 평가액 대비 할인율이 45.09%(기준 평가액 1만4570원)~53.13%(1만3869원)다. 이에 따른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227억5000만~280억원이다. 큐라티스는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을 한국 및 동남아시아에서 진행 중인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백신 QTP101 임상 2b/3상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달 초 프로테옴텍도 "연기" 발표
큐라티스와 함께 이달 코스닥 상장에 도전 중인 프로테옴텍도 지난 4일 수요예측이 오는 18일에서 19일로 약 2주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청약기일은 이달 23~24일로, 납입기일은 26일로 약 2주씩 연기됐다. 프로테옴텍도 상장 일정이 조정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때는 해외시장 계약 사항, 국내외 경쟁사 제품과의 가격 비교, 목표시장 침투율, 진출한 해외 5개국 수출액 현황, 기업가치 책정을 위한 비교회사 수 확대 등 내용을 보강했다. 두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에선 올 1분기 실적, 해외시장 계약 체결 및 제품 등록 시기 구체화, 2022년 이후 신규 거래처 현황, 해외 수출 국가별 최근 3개년 분기별 매출, 주요 5개국 목표 매출 등을 보완했다.

다만 큐라티스와 달리 프로테옴텍은 2차 증권신고서 정정 때 희망 공모가를 낮췄다. 7500~9000원이던 희망 공모가 밴드를 6700~8200원으로 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150억~180억원에서 134억~164억원으로 줄었다. 프로테옴텍의 기업가치 책정을 놓고 다소 공격적이란 시장의 평가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로테옴텍 관계자는 "최근 IPO(기업공개) 시장 침체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시장 친화적으로 가격을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신고서 정정에 따른 상장 일정 연기는 두 회사 외에 다른 바이오사들도 겪었던 일이다. 올해 신약개발 전문업체 지아이이노베이션, 에스바디오메딕스 등도 코스닥 상장 전 증권신고서를 수차례 정정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차례, 에스바이오메딕스는 4차례다. 바이오사 한 임원은 "금융당국 심사가 예년보다 깐깐해졌단 얘기가 나온다"며 "특히 바이오사들에는 실체있는 성과, 실적을 요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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