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호실적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김인경 2023. 5. 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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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연이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1분기 2차전지 투자자들이 급증하며 주식 시장이 뜨거워진 데다 글로벌 금리 하락으로 손익이 개선된 결과다.

올 들어 미국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2차전지 투자가 급증하며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개미가 늘었다.

국내외 시장금리가 안정화하며 상품 운용 수익이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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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1Q 순익 시장기대치 29% 웃돌아
한국금융지주도 기대치 31% 상회하는 1Q 실적
2차전지發 개미 유입에 채권 수익도 상승했지만
CFD 폭풍에 계좌개설 중단 이어져…충당금 이슈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증권사들이 연이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1분기 2차전지 투자자들이 급증하며 주식 시장이 뜨거워진 데다 글로벌 금리 하락으로 손익이 개선된 결과다. 하지만 증권사들을 바라보는 전망은 다시 싸늘해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사 10곳으로 구성된 KRX증권 지수는 최근 한 달 사이 4.89% 오르며 602.34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2.19%)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최근 일주일 사이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071050)가 잇단 호실적을 기록하며 주가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연초이후 KRX증권 지수 추이[출처:한국거래소]
NH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184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전년 동기보다 80% 증가한 수준으로 시장기대치(1428억원)보다도 29% 높은 수준이다. 한국금융지주(071050) 역시 301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시장기대치보다 31% 높은 실적을 냈다. KB증권은 140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의 실적은 이번 주 나온다. 시장은 모두 호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가장 큰 이유는 수수료 수익 증가다. 올 들어 미국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2차전지 투자가 급증하며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개미가 늘었다. 작년 12월만 해도 하루 평균 6조9682억원에 불과했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3월 8조9348억원으로 28.2% 늘었다. 코스닥 거래대금 역시 12월 말 6조1731억원에서 3월 12조7382억원으로 106.35% 증가했다.

국내외 시장금리가 안정화하며 상품 운용 수익이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의 배경이다. 지난해 말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3.722%였지만 3월 말에는 3.270%로 내려왔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와 채권 중심의 운용손익이 개선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적 호재에도 시장은 증권주의 순항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차액결제거래(CFD)다. 이날 키움증권과 교보증권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CFD계좌 개설을 일시 중단했다. 앞서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도 CFD 가입 중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 금융당국이 제도개선에 나서며 CFD 관련 손익이 위축될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게다가 2차전지 급등이 잦아들고 있어 1분기 불어나던 거래대금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고 CFD 관련 충당금 축적도 이어질 전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실적 호조가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기 힘든 상황”이라며 “향후 1분기 같이 양호한 실적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라고 우려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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