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백신' 생산맡은 SK바사, 규모 작지만 의미있는 이유
에볼라 바이러스, 최근까지도 아프리카에서 대규모 창궐
코로나19 외 일반 질환 백신으로 CMO 분야 넓혔다는 데 의의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제약사 MSD와 차세대 에볼라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 에볼라 백신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아 상업적 이익은 크지 않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대규모로 유행한 만큼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은 크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도 CDMO 분야를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넘어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8일 MSD와 차세대 자이르 에볼라 백신 후보물질의 신규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MSD는 에볼라 백신 'rVSV-ZEBOV'(상품명: 에르베보·ERVEBO)을 개발해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은 바 있다. 현재 에르베보의 공정을 효율화하고 열 안전성을 개선한 차세대 에볼라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백신 개발 완료 후 규제기관 승인을 획득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할 예정이다.
에볼라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심각한 출혈열 질환이다. 지금까지 6종의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백신이 개발된 건 '자이르 에볼라 바이러스'(Zaire ebolavirus)가 유일하다. 이번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을 맡은 백신도 자이르 에볼라 백신이다.
이미 CDMO 계약 체결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처음 소식이 전해진 지난 4일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1만1700원(16%) 오른 8만3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별도로 계약 사실을 공시하지 않으면서 계약 금액이 시장 기대치보다 훨씬 적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공시 업무해설서에 따르면, 매출·자기자본·자산총액 대비 5%(대규모 법인 2.5%) 이상의 중요성이 충족할 때 의무적으로 당일에 계약을 공시하게 돼 있다.
실제로 이날 체결식에서 구체적인 계약 규모가 공개되지 않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생산 규모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정해져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추후 별도로 공시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 세계 에볼라 백신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다. 시장조사 기관마다 발표치 차이는 있지만 2021년 기준 최소 500만달러(약 66억원)에서 최대 2890만달러(약 381억원)까지 추정된다. 에볼라가 코로나19처럼 대규모로 확산하지 않는 데다가 독감처럼 매해 발병하는 질환도 아니기 때문이다. 제한된 국가에서 한정된 규모로만 질병이 발생해 대규모로 백신을 생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만, 에볼라 백신 시장은 잠재성이 크다. 시장조사 기관 'Verif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에볼라 백신 시장은 2021년 500만달러에서 연평균 32.8% 성장해 오는 2030년 6000만달러(약 79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 기관 'POLARIS'는 에볼라 백신 시장 규모가 연평균 32.5%씩 커져 오는 2032년 1억1000만달러(약 1452억원)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에볼라는 최근까지도 아프리카 지역에서 대규모로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우간다에서 164명이 수단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 중 55명이 사망해 34% 치명률을 기록했다. 콩고에서는 2018년 자이르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행해 3470명이 감염됐다. 2287명이 사망해 66% 치명률을 보였다. 2014년에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대규모로 자이르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다. 2만8610명이 감염돼 1만1308명이 사망했다. 치명률은 39%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CDMO 분야를 코로나19에서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며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백신 수요가 줄면서 매출도 급격히 악화했다. 올해 1분기 292억원 영업 손실을 보면서 법인 분리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백신 이외의 분야에서 CDMO 계약을 체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에 국한됐던 CDMO 사업으로 가치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했지만 글로벌 제약사와의 일반 백신 CDMO 계약으로 재평가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전후로 자체 백신 생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의 백신 생산 역량을 입증함으로써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살 빼고 관리해" 지적한 남편…결혼 1년 반만에 부부관계 거부 - 머니투데이
- 안영미, '원정출산' 논란…출산 두달전 미국행 선택한 이유는 - 머니투데이
- 배다해, 男배우들과 스킨십 연기…분노한 이장원, 자리 박차고 나가 - 머니투데이
- 40년 만 지적장애 진단받은 아내…"여직원 나왔어?" 남편 의심 - 머니투데이
- 박수홍 정색, 김다예와 살벌한 부부싸움…"뚜껑 열리게 하지마" - 머니투데이
- 이재명 '법정구속' 띄우는 한동훈…내달부턴 '민생정책 드라이브' - 머니투데이
- [르포]과수원 주인 졸졸 따르다 300kg 번쩍…밥도 안 먹는 '막내'의 정체 - 머니투데이
- 베트남 가서 맥주만 마셨을 뿐인데…정일우에게 일어난 일 - 머니투데이
- 가방속에 젖은 옷 가득…비행기 타려다 체포된 20대 왜? - 머니투데이
- 히밥 "전성기에 한달 1억290만원 벌어"…165만 유튜버 수익 지금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