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팔아 모은 돈" 기초수급자 남성, 정성 모아 어린이날 익명 기부

서영지 기자 2023. 5. 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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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기부자가 두고 간 물품 목록. 〈사진=부산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산의 기초생활수급자가 어린이날 어려운 가정에 전달해달라며 폐지를 팔아 모든 돈과 선물을 기부했습니다.

오늘(8일) 부산 북구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A씨가 덕천2동 지구대에 돼지 저금통과 과자, 여성용 옷 등을 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돼지 저금통에는 약 4만 9000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세 아이의 아빠라고 밝힌 A씨는 편지에 "첫째는 장애 3급, 저희는 수급자 가정"이라며 "매일 폐지를 모아 팔아서 한 푼 두 푼 모은 돈이다. 어린이날 즐겁고 행복하지 못한 가정도 있을 건데, 어려운 가정에 써달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과자랑 현금이 얼마 안 된다.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이 여기까지밖에 안 돼 죄송하다"며 "작지만, 어린이날 선물이 됐으면 한다. 아이가 좋아했으면 좋겠다. 웃는 얼굴이 상상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아이 엄마 옷도 넣어 두었다. 예쁘게 입고 아이랑 즐거운 어린이날 보내시라. 비가 와서 걱정"이라며 "누군가가 작은 용기를 내면 누군가에게 큰 행복이 된다"고 글을 마쳤습니다.

익명의 기부자가 두고 간 물품과 편지. 〈사진=부산 북구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

부산 덕천지구대는 "4일 낮 11시쯤에 지구대 밖에 몰래 놓고 가서 누가 놓고 갔는지 못 봤다"며 "기부금과 물품은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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